의원 연찬회를 떠나며 전 시의원과 외부 여성 2명을 동행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모르쇠’와 ‘말 바꾸기’로 사태를 덮으려고 하면서 각종 의혹이 되레 커지는 형국이다.

특히 경남 통영시 욕지도에서 실시된 연찬회 기간 동안 산건위 의원들과 외부 여성 2명의 행적이 확실치 않은 데도, 해당 의원들은 책임 회피와 면피용 거짓말로 일관하는 등 심각한 도덕 불감증마저 보이고 있다.

◆여성 2명 누가 왜 데려갔나= 이번 사태의 초점은 의원들의 연찬회에 외부 여성 2명과 황진산 전 의장이 왜 참여했느냐에 쏠려있다.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난 1일 오영세 산건위 위원장과 권형례 의원 등은 “연찬회로 떠나는 의회 버스에서 여성 2명을 처음 보았으며, 황 전 의원이 데리고 온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 위원장은 하루가 지난 2일에는 “한 명은 아는 여자였고 다른 한 명은 처음봤다”며 “황 전 의장이 욕지도에 볼 일이 있고 여성 두 명과 갔으면 좋겠다고 해 동행하게 됐다”고 말을 바꿨다.

권 의원 역시 “한 명은 아는 사람이고 다른 한 명은 모른다”며 하룻만에 번복했다.

결국 오 위원장과 권 의원은 두 명의 여성 중 한 명은 처음부터 아는 사이였지만, 사태를 축소·은폐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셈이다.

이에 대해 일부 의원 등은 “공식적인 연찬회에 외부 여성 2명을 데리고 간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며 “연찬회를 빌미로 섬으로 놀러가면서 아는 여자들을 데리고 간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여성들의 숙소는= 산건위 의원들과 황 전 의장, 두 명의 여성들은 모두 욕지도의 G펜션에서 연찬회 기간 동안 4개의 방을 빌려 함께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오 위원장은 “여성 두 명이 어디서 묵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으며, 시의회 사무처 담당자는 “여성들이 어디서 잤는지 등은 얘기할 수 없다”며 난처해했다.

그러나 권 의원은 “내 옆방에서 두 명의 여성이 지냈다”고 밝혀 2박 3일의 일정을 함께한 의원들조차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다.

황 전 의장은 남성 의원들과 같은 방에서 생활한 것으로 확인됐다.

◆ 비용는 누가 냈나= 이 부분 역시 의원들이나 의회 사무처가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의회 사무처는 펜션 사용료에 대해 “당초 예약했던 방 4개에 대한 숙박료 50만 원만 지불했다”고 밝혔다.

G펜션 측은 “시의회에서 방 4개를 사용했다”면서도 여성들의 숙소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 의원의 말처럼 여성 두 명이 옆방에서 잤다면 의회가 예약한 방에서 묵었다는 결론이 나와 외부 여성의 숙박비까지 의회가 예산으로 지출했다는 추론이 가능해 시의회의 해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번 연찬회에 동행한 황 전 의장이 욕지도에서 의원들에게 저녁을 대접했다거나 연찬회 후 대전으로 돌아와 뒤풀이 비용을 지불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는 소문도 끊임없이 재생산·확대되고 있는 것도 규명해야 할 숙제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2일 성명을 통해 “시의장의 사과나 해당 상임위원장의 어설픈 해명으로 시민들의 불신을 절대 덮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의구심만 증폭될 것”이라며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과 해당 상임위 소속 의원들의 대시민 사과, 윤리위원회 회부, 시민의 귀중한 세금 낭비에 대한 반납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시의회 산건위 소속 의원들은 지난달 25일부터 2박 3일간 욕지도에서 열린 직무연찬회에 황 전 의장과 두 명의 여성을 동행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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