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강으로 유입되는 구상유구(도랑유구). 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제공  
 
신라가 중원지역에 진출하면서 설치한 중원경(中原京)이 위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에서 건물지 등이 확인돼 실체규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3일 오전 11시 충주 탑평리 유적지발굴조사 현장에서 고대 중원경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학술조사 성과를 관계전문가 및 일반시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충주 가금면 탑평리 117번지 일대의 탑평리 유적은 6세기 신라가 중원지역에 진출하면서 설치한 국원소경(國原小京, 이후 中原京으로 개칭)으로 추정되는 지역 중 하나로 국보 제6호인 중원 탑평리 칠층석탑에서 북쪽으로 500여m 떨어져 있다.

지난해부터 ‘고대 중원경 종합학술연구’ 사업을 진행해온 중원문화재연구소는 이 일대에 대한 지하 물리탐사를 실시해 대형 건물지로 추정되는 대규모 매장물체의 존재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 시굴조사를 통해 남한강이 범람하며 형성된 하상퇴적층의 범위를 부분적으로 확인, 고대 집락 경계와 외곽에 조영된 소규모 생산시설 일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올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건물지의 하부시설인 초석적심석군(礎石積心石群)과 방형(方形) 건물지 1동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수혈(竪穴)주거지와 생산시설로 추정되는 소토유구(燒土遺構, 화덕 등 불에 탄 흙이 쌓여있는 흔적) 각각 2기와 구상유구(溝狀遺構, 도랑유구)를 현재 조사 중에 있다.

건물지 등 대부분의 유구는 지표아래 40~80㎝에서 노출됐다. 그 중 규모가 확인된 건물지는 동서 5칸, 남북 6칸으로 한 변의 길이가 7m이며, 정방형의 특이한 구조를 하고 있다. 그밖에 강돌을 사용해 직경 1m 이내 크기로 설치한 초석적심석군이 확인돼 조사지역 내에 몇 동의 건물이 추가로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팀은 분석했다.

초석건물 외에도 구덩이를 파고 움집형태로 지은 2동의 수혈주거지가 확인됐다. 부분적으로 슬래그(광석을 제련한 후 남은 찌꺼기), 송풍관(送風管), 소토와 목탄덩어리 등이 수혈유구에서 발견돼, 당시 소규모 생산이 이루어진 것으로 조사팀은 추정했다.

조사구역 중간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폭 1.2m의 구상유구가 20m 길이로 노출됐다. 남한강으로 유입되는 배수로 역할을 했던 이 유구내부에서는 흑색토기, 단각고배(短脚高杯, 짧은굽다리접시), 인화문토기편(印花文土器片) 등 삼국~통일신라 시대로 추정되는 토기편과 슬래그, 기와편 등이 폐기된 채 확인됐다.

중원문화재연구소측은 “신라의 9주소경(九州五小京)과 같은 고대 도시유적은 문헌 속에만 나올뿐 고고학적 학술조사가 거의 없어 실체는 물론 위치조차 명확하지 않다”며 “중원경의 관아(官衙)와 관련 시설이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도성을 중심으로 한 연구실태에서 벗어나 고대 거점문화의 하나인 중원문화의 뿌리를 찾아가는 기초작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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