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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울증은 성인 6명 중 1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병이다.
하지만 우울증은 ‘마음의 병’이라거나 ‘약으로 치료되는 게 아니다’라는 선입견과 오해들로 인해 환자 중 25%만이 효과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
◆뇌의 신경전달물질 분비 이상과 스트레스로 발병
우울증은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우울한 기분이 아니다. 배우자의 사망이나 실패, 좌절 등을 경험하면 기분이 크게 저하되고 우울해지지만 이는 당연한 감정의 발로다. 또 이 같은 상황에서 느끼는 우울한 감정은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으며 기분전환을 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회복된다.
우울증은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등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분비 이상과 같은 생물학적 요인과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인 요인 등이 함께 원인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질환이다. 특히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장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스스로 극복하기 어렵고 자살에 이르게 될 정도로 무서운 질병이다.
◆연령대별로 우울증 증상도 달라
평소와 달리 의욕이 없고 슬픈 감정에 휩싸이는 기간이 늘어나고 TV를 보거나 전화통화를 하다가 괜히 눈물이 날 때는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오락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를 보아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사람들이 왜 웃는지 이해가 안 갈 경우 △맛있는 게 없고 특별하게 먹고 싶은 것이 없거나 평소와 달리 폭식을 하게 되는 경우 △잠이 안 오고 새벽에 일어나 서성이는 경우 △모든 게 허망하고 삶의 가치에 대해 의심스러울 경우가 일반적인 우울증 증상이다.
우울증은 개인별로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고 연령대별로 표현되는 증상도 다양하다.
소아의 경우 갑작스럽게 산만해지고 성적이 떨어지며 복통과 두통 등 신체증상을 호소할 수 있으며, 부모에게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등교를 거부하기도 한다.
청소년은 심한 짜증과 불평불만을 하거나 반항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심하면 가출 등 공격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고 본드 등 불법 약물을 남용할수도 있다.
중년은 성별에 따라 다른데 여성의 경우 폐경기 우울증이 대표적이다. 중년 여성의 폐경기 우울증은 폐경이 되면서 호르몬의 대사가 변하는 시기에 자녀가 성장해 독립함에 따라 허탈감과 상실감을 견디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안면홍조나 야간발한 등의 갱년기 증상과 주부건망증으로 알려진 기억력 저하와 배우자에 대한 의심 등이 나타난다.
중년 남성은 명예퇴직과 감원 등 사회적 압박과 인생에 대한 회의가 들면서 정신적 고통이나 우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존심 때문에 치료받을 시기를 놓치거나 술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은퇴나 실직 등 사회경제적 지위가 변하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노인의 경우 다양한 신체 증상을 호소하며 암이나 다른 심각한 질환에 걸린 것이 아닌지 불안해 하거나 초조해 한다. 집중력과 기억력의 저하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는데 심하면 치매로 오인되기도 한다.
◆약물과 상담, 운동과 휴식으로 치료
우울증의 치료는 약물과 상담치료, 운동, 휴식과 같은 기본적인 건강관리가 우선이다. 또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에 따라 발생한 우울증은 항우울제를 통해 치료한다. 약물을 통해 뇌의 생화학적 균형을 다시 잡아주는 것이다. 간혹 ‘정신과 약은 중독된다’거나 ‘오래 먹으면 바보가 된다’, ‘마음의 병은 약으로는 안 된다’ 등 약물치료에 대한 편견과 오해로 치료시기가 늦어져 환자의 고통이 더욱 길어지고 만성화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대전중앙병원 정신과 임경옥 과장은 “우울증은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통상적으로 6개월에서 13개월간 지속되지만 치료를 받을 경우 대개 곧바로 증상이 호전된다”며 “증상이 나아졌다고 바로 치료를 중단하면 안 되고 재발방지를 위해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유지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도움말 대전중앙병원 정신과 임경옥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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