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원대학교 황새복원센터에서 번식 중인 황새가 비좁은 사육장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알에서 부화한 새끼를 버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사진은 어미에게 버림 받은 새끼황새들. 황새복원센터 제공  
 
황새복원센터의 인공사육장이 늘어나는 개체수를 수용하기에는 공간이 부족해 사육 중인 황새들이 심한 스트레스 증상을 보이면서 시설확충 등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센터는 31일 현재 번식 중인 4쌍의 황새 중 2쌍이 알에서 새끼를 부화시켰으나 어미가 새끼를 내다버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황새복원센터 연구팀은 어미가 새끼를 내다 버리는 행동은 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번식장의 공간이 다른 쌍의 번식장과 너무 인접해 있어 이웃개체 간에 잦은 싸움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인공사육 중인 황새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늘어나는 개체수를 감안한 사육공간 확보 등 시설 확충이 이루어지지 않는데 따른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하고 있다.

현재 황새복원센터는 한국교원대 내 1만㎡(3000여 평)의 부지에 설치된 사육시설에 번식쌍 11쌍을 포함해 57마리의 성체(어미)가 있다. 여기에 최근 새끼 13마리가 태어나면서 70마리로 증가했다.

황새는 각 쌍이 자연상태에서 최소 100여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둥지를 짓고 살아가지만 사육상태에서 증식이 이루어지고 있어 공간적 제약을 받고 있다.

박시룡 황새복원센터 소장은 “이렇게 황새가 환경에 민감한 줄은 몰랐다”며 “재작년부터 페자(암컷)와 동서(수컷)쌍이 알을 낳아 30일간 품고 있어 정상적인 가족으로 생각했는데 알에서 나온 새끼를 둥지 밖으로 내다 버렸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에도 다시 발생해 연구팀을 곤경에 빠트리고 있다. 지난 2007년 청원군 미원면 화원리에서 실험방사했던 부활(수컷)이와 새왕(암컷)이 쌍은 지난 2월 27일 3개의 알을 낳고 30일간 품어 지난 29일 3마리의 새끼가 태어났다. 하지만 새끼를 하루 동안 품고 있던 새왕이가 새끼를 모두 내다 버려 현재 사람 손에 의해 길러지고 있다.

센터 측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사육시설의 적정 개체수는 50마리로 이를 훨씬 초과한 상태”라며 “황새마을을 조성해 넓은 곳에서 증식과 복원사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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