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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대전점이 '골드 머니 백(Gold Money Back)'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금을 최고 수준 시세로 매입해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상용 기자 ksy21@cctoda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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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제 금값은 온스당 1000 달러를 넘어섰고, 이에 따라 대전지역에서 거래된 순금 3.75g(한 돈) 가격은 20만 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순금가격이 10만~12만 원 선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큰 폭의 오름세다. 올 들어 금값이 고공행진을 보이면서 금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쭉날쭉한 환율 시장에 금값을 예측하기 어려워지자 지금 오른 금값이 더 떨어질까 봐 장롱 속 금붙이를 서둘러 팔려는 모습이다.
백화점에서 금 매입 행사에 돌입하는 반면 금융권에서는 ‘금테크(금을 통한 재테크)’ 상품에 대한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백화점에서도 금을 매입하네?
지난 27일부터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골드 머니 백(Gold Money Back)’ 서비스를 시작하고 금 매입에 나섰다.
5월 31일까지 ‘골든듀’ 매장에서 순금과 고금(24K, 18K, 14K) 등을 최고 수준 시세로 사들인다.
롯데백화점과 주얼리 업체인 골든듀, 금 전문 유통업체인 ‘KGTC’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소비자에게 신뢰할 만한 유통경로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금값 폭등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백화점은 신뢰할 만한 전문업체와 함께 금을 매입한다”며 “이번 행사를 이용하면 2~3단계의 유통경로를 거치게 되는 일반적인 금 매도절차에 비해 비교적 높은 가격에 금을 팔 수 있다”고 말했다.
금을 팔려는 소비자는 롯데백화점 대전점 골든듀매장을 방문해 해당 제품을 감정받고 국제 금 시세 및 환율을 반영한 실시간 매입가에 맞춰 현금을 인터넷뱅킹으로 수령하면 된다.
일반 시세 대비 1~4% 정도의 높은 수준으로 매도가 가능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감정부터 계약서작성, 입금까지 약 10~25분 정도 시간이 소요되며, 신분증 및 실명 계좌번호를 준비해야 한다.
◆‘금 매입’ 인기
롯데백화점의 금 매입 서비스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행사 3일째인 지난 29일까지 골든듀 매장을 방문, 금을 팔고 간 소비자는 23명이었으며, 백화점에서 매입한 금은 1095㎏이다.
소비자 한 명 당 약 50g의 금을 매도한 셈으로 3일간 금 매입가만 4300만 원에 달한다.
이처럼 소비자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뜨거운 것은 최근 금의 시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0일 기준, 순금 3.75g의 시세는 16만 8300원이었으며, 매입시세는 14만 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가까이 증가된 금액이다.
이와 함께 골든듀 매장에서는 행사 3일간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금액별 사은품을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매출이 122%의 신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소비자마다 팔려는 금제품의 종류도 다양해 순금열쇠와 돌반지 등은 물론 체인이나 펜던트 등의 장신구까지 매물로 나오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금값이 높다는 인식이 전반적으로 확산된 상황에서 대형 백화점이 매입창구로 나서며 고객에게 가격 신뢰성, 접근 편리성을 제공한 점이 주효했다”며 “장롱 속 돌반지, 14K 귀걸이·반지, 덩어리 금 등 현금화 할 수 있는 금제품을 들고 나오는 고객이 예상보다 많았다”고 설명했다.
전화문의 건수도 꾸준히 늘고 있어 금을 팔려는 소비자의 백화점 방문이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롯데백화점은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은 동네 금은방도 마찬가지다.
대전 동구 소재 금은방들은 ‘금 최고가 매입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금 매입 마케팅이 한창으로, 금값을 문의하는 사람이 매달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화점, 금 매입 왜 하나?
백화점이 금 매입에 뛰어든 것은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비수기에 금을 미끼로 소비자를 백화점으로 유도해 집객효과를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백화점은 오는 3일부터 시작되는 봄 정기세일 전까지 유명브랜드 세일을 진행하지만 비교적 한산한 편이다.
이에 따라 비수기에 금을 팔려는 소비자를 끌어들여 다른 품목의 매출을 올려 보겠다는 것.
백화점은 외환위기 당시에도 점포별로 금을 사들인 바 있다.
백화점은 대형 금 유통사와 직거래하기 때문에 중·소규모의 보석상이나 귀금속 상가보다 높은 매입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꽃보다 금테크(금을 통한 재테크)’
현재 금시장은 ‘팔겠다’와 ‘사겠다’로 이분화돼 있다.
팔겠다는 사람이 금은방을 찾는 반면 사겠다는 사람은 금융권을 방문한다.
미국의 대공황 때는 물론 지난 87년 주식 대폭락 당시에도 금 가격은 상승한 만큼 금처럼 확실한 재테크 수단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으로 금 투자에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일수록 실물투자의 가치는 유효하다.
금은 실물에 직접 투자할 수도 있지만 금을 자산으로 하는 적립식 예금이나 펀드 상품에 투자할 수도 있다.
다만 재테크 전문가들은 최근 금값의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 비중을 10%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