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떨어져 설상 굶는 일이 벌어져도 경기도에는 달라고 하지 않겠다.”

이완구<사진> 충남지사는 26일 남미 순방에 앞서 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문수 경기지사의 잇단 행정도시 딴죽 걸기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이 지사는 “2006년 7월 ‘충남도-경기도’ 간 상생 합의문을 통해 ‘행정도시 건설을 위한 500만 충청도민의 열망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하고, 상호 인식을 증진토록 하겠다’고 김 지사와 약속했었다”면서 “그 같은 합의마저 짓밟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행정도시 즉각 중단’을 주장하는 김 지사의 망발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수도권 망상에 사로잡힌 그가 국가의 미래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이며 국가적 수치’라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여 세종시를 지키기 위한 이 지사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충남도는 이 지사의 이 같은 의중에 따라 지난 24일 경기도청에서 열기로 했던 ‘2009 안면도 국제꽃박람회’와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 성공 개최 협약식의 무기연기 방침을 경기도에 통보한 바 있다.

국민적 합의와 법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세종시 건설에 대해 딴전을 거는 일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이 지사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충청권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파를 초월한 충청권의 의지 결집이 중요하다”면서 “(일부 수도권 기득권 세력이 잇따라 딴청을 피고 있는 마당에) 지역에서만이라도 시끄러운 모양새를 띠는 것은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또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지역의 강력한 의지를 중앙에 전달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내려와서 기자회견을 할 게 하니라, 세종시 건설의 당위성을 중앙에서 설파해야 한다”며 전국적인 이슈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대전, 충남·북 시·도지사와 시·도의회 의장이 뜻을 모은 만큼, 이제는 지역을 대변하는 국회의원들이 전국민을 상대로 세종시법 설치를 위해 중앙을 상대로 싸워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이 지사는 28일부터 4월 9일까지 LA라이온스클럽과 ‘각막 기증협약’을 체결하고 LA슈라이너병원을 방문해 시술아동을 격려하는 한편 안면도꽃박람회와 2010년 대백제전 홍보 등을 위해 미국·브라질·아르헨티나 등을 방문한다.

나인문 기자 nanew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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