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모(27·대학 4년) 씨는 지난 2007년 군 제대 후 지난해 1학기와 2학기 두 차례 대출을 받았고, 이어 이번 학기까지 세 번째 대출을 받으려고 관련 서류를 준비하면서 한숨만 나왔다. 서 씨는 “학자금 대출을 모두 합친 금액이 1300여만 원으로 이번 학기 대출은 앞으로 4년 거치, 10년 상환을 해야 되기 때문에 취업도 하기 전에 대출금을 갚을 길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여대생 한 모(23·대학 2년) 씨는 지방에서 올라와 학교 근처에서 월세 30만 원짜리 방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올 들어 방 값이 5만 원 오른데다 생활비에 학자금까지 부담이 가중돼 휴학을 결심했다.

설상가상으로 동생이 대학에 진학하면서 1년 동안 휴학을 하기로 했지만 1년 후 복학을 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는 상태다.

경기침체 여파로 가계 빚이 늘어나는 가운데 신학기를 맞아 대출을 신청하거나 학자금 부담 등으로 휴학하는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가계수입은 고정된 반면 사교육비 인상에다 등록금 부담 등으로 가정경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서민들의 주름살은 깊어지고 있다.

이를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이달 말까지 연 7.3%의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을 실시해주고 있지만 학생들은 해마다 대출금에 대한 부담 때문에 휴학을 해야 되는 상황이다.

실제, 충북 청주시 A대학교의 경우 지난 22일 현재 1학기 학자금 신청은 1840건(80억 2461만 950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72건(71억 2087만 6710원)에 비해 168건(9.13%)이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9억 374만 2797원(11.26%)이 늘었다. 또 지난 2007년 같은 기간보다 256건(13.91%), 18억 1559만 2117원(22.62%)이 급증했다.

이와 함께 휴학하는 학생들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 대학교의 지난 22일 현재 휴학생은 2570명(일반 1759명, 입대 811명)으로 지난해 1학기에 휴학한 2068명(일반 1049명, 입대 1019명)보다 502명(19.53%)이 늘었다.

이는 지난 2007년 1학기 1040명(일반 642명, 입대 398명)보다 무려 1530명(59.53%)이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학자금 대출이 늘면서 제때 대출금을 갚지 않아 연체도 늘고 있다.

농협 충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농협을 이용한 충북지역 학자금 대출은 9374건으로 이 중 490건(5.22%)이 연체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월 말 학자금 대출 9799건, 연체 523건(5.33%)에 비해 10일 앞둔 시점의 현황으로 3월 말까지 종합한 대출 및 연체는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대학교 관계자는 “휴학하는 학생 중 입대를 제외하고는 일반휴학으로 분류하는데 현재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가계 부담으로 휴학하는 학생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카드 미납 등으로 신용불량인 학생이 늘고 있고, 결국 학자금 대출을 받지 못해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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