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이 높은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비싼 아이템이 필요해요. 다른 친구들은 다 갖고 있는데 저만 비싼 아이템을 안 갖고 있으면 친구들하고 같이 게임도 할 수가 없어요.”

인터넷에서 친구들과 함께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김 모(14·대전 중구 문화동) 군은 얼마 전 인터넷 아이템 거래사이트에서 20만 원짜리 아이템을 구매했다.

다른 반 친구들보다 늦게 게임을 시작해 레벨이 낮았던 것. 이에 김 군은 친구들과 비슷한 레벨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큰 맘 먹고 아이템을 구입했다.

인터넷에서 서바이벌 전투게임을 즐기는 이 모(16·대전 서구 둔산동) 군도 얼마 전 계급을 높이기 위해 인터넷에서 높은 계급의 캐릭터를 구입했다.

이 군은 “용돈을 아껴서 30만 원을 주고 높은 레벨의 캐릭터를 구입했다. 막상 구입하고보니 더 높은 캐릭터를 사고 싶은 충동에 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터넷 온라인 게임이 꾸준한 인기를 얻으면서 게임 속 캐릭터와 아이템을 구매하는 청소년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또 게임 속 캐릭터를 현실 속의 자신과 동일시 하다보니 강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인터넷으로 아이템 구매는 물론 캐릭터를 사고 싶은 충동에 빠지게 된다.

이 같은 충동으로 인해 아이템 사기같은 부작용도 함께 발생하고 있다.

20일 대전 중구 한 PC방에서 만난 박 모(17·대전 중구 부사동) 군은 “전투 서바이벌 게임에서는 계급이 높은 ID를 가져야 대우를 받아 ID 구매를 하는 친구들이 많이 늘었는데 그 중 일부는 사기를 당해 돈 만 날린 친구도 있다”며 “그런데 대부분 사기 당한 친구들이 혹시 부모님이 알까봐 경찰에 신고하지도 못하고 혼자서 전전긍긍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게임아이템 사기에 쉽게 노출되자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19일부터 청소년들의 게임아이템 거래중개사이트 이용을 전면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게임에 몰두하다 보니 게임아이템을 현금거래로 매매하고 있다”며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이버 범죄에 쉽게 노출이 되는 부작용이 많아 거래중개사이트 이용을 전면금지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소년 유해물로 지정된 일부 게임 아이템 중개 사업자가 성인인증 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채 여전히 영업 중이다.

이에 복지부 관계자는 “인터넷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고시사항을 준수하지 않은 업체를 형사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scorpius7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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