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를 가진 자신의 가족을 수 년간에 걸쳐 성폭행 한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친할아버지 등 일가족 4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일가족 3명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전고법 청주원외재판부(재판장 송우철 부장판사)는 19일 자신의 친조카(16) 를 성폭행 한 혐의로 기소된 뒤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일가족 4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백부 C(57) 씨 등 일가족 3명에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징역 3년과 징역 1년 6월을 각각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친할아버지 B(87) 씨에 대해서는 현재 만 87세의 고령으로 오랜 세월 동안 노동으로 인해 허리가 90도로 굽어 있고 건강상의 이유로 수형생활을 감당하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원심과 같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의 친할아버지, 백부 또는 숙부의 관계에 있는 피고인들이 지적장애가 있고 나이 어린 피해자를 자신들의 성적 욕구 해소 수단으로 삼아 번갈아가며 강간하거나 강제추행한 것은 그 범행 자체로 인륜에 반하는 것이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도 크다”며 “또한 피해자는 다른 누구로부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피고인들의 성폭행에 장기간 노출됨으로써 씻을 수 없는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실제로 전문기관에서 피해자에 대한 상담결과에 의하더라도 피해자는 1차적 지지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가족에 대해서 소속감과 친밀감을 느끼기 보다 두려움과 적대적 감정을 느끼고 있어 피고인들에 대한 중한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친할아버지 B 씨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87세의 고령으로 오랜 세월 동안의 노동으로 인해 허리가 90도로 굽어 있고 직립 보행조차 힘들어 도저히 수형생활을 감당하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원심의 형량이 적정하다”고 밝혔다.

B 씨 등은 지난 2001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자신들의 집 등에서 피해자를 수 차례 걸쳐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3명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1명은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검찰은 오랜기간 피고인들이 서로의 범행을 알고 일을 저지르는 등 그 죄질이 불량하다며 항소해 친할아버지 B 씨 등 일가족 3명에게 징역 5년을, 숙부 D(39) 씨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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