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 모(28·여) 씨는 최근 가장 갖고 싶어 하던 생일선물을 받았다. 선물은 다름 아닌 스프레이 가스총. 혼자 귀가하는 김 씨에게 가로등이 없는 퇴근길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 김 씨는 "여성을 상대로 한 흉악범죄가 잇따라 보도되면서 밤길이 너무 무섭다"며 "야근이 있는 날이면 피곤함보다 두려움이 앞선다"고 말했다.

#2. 직장인 송 모(30) 씨와 양 모(29) 씨, 박 모(31) 씨 등은 평일 저녁보다는 주말 오후를 이용한 모임으로 시간대를 각각 변경했다. 평일에 만날 경우 늦은 귀가에 따른 부담감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송 씨는 "강호순 사건 이후로 저녁 때 술을 먹거나 버스를 타는 것을 꺼리고 있다. 치안 불안감에 여성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희대의 연쇄 살인마 강호순 사건에 이어 대전과 충남지역에서도 잇따라 터진 성 범죄 및 여성 납치 사건 등은 지역에 적지 않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5일 충남 천안에서는 새벽에 귀가하는 부녀자를 강제로 차에 태워 결박한 후 금품을 갈취하고 달아난 A(33) 씨 등 일당 2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또 지난 13일에도 대전에서 훔친 차량을 이용해 부녀자를 납치, 금품을 빼앗은 유 모(27) 씨 등 일당 5명이 검거됐고, 지난 12일에는 충남 예산, 당진 등 충남 일대에서 훔친 승용차로 길 가던 여성을 납치, 성폭행한 최 모(29) 씨 등 2명이 쇠고랑을 차는 등 여성을 상대로 한 흉악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온·오프라인 호신용품 매장에서는 선물용이나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한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3월 현재까지 호신용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2.2배 이상 증가했으며, 방범용 CCTV 설치도 붐을 이루고 있다.

G마켓 관계자는 "핸드백이나 가방에 넣을 수 있거나 액세서리처럼 달고 다닐 수 있도록 사이즈가 작고 휴대성이 뛰어난 호신용품을 찾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위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법이 간단하고 호신용품임을 알 수 없도록 만들어진 디자인 상품이 인기"라고 설명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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