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 속에 17일 충북지역 곳곳에서 밭두렁 태우기와 쓰레기 태우기로 인한 산불이 잇따라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날 낮 12시 42분경 충북 옥천군 이원면 구미리 뒷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소나무와 잡목 등 0.5㏊ 산림을 태우고 70여만 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2시간 여 만에 꺼졌다.

불이 나자 산림청헬기 1대와 소방차 2대, 진화차 1대, 차량 10대, 등짐펌프 50대 등이 동원돼 진화작업을 벌였지만 강한 바람 때문에 불길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불로 육 모(81·여) 할머니가 얼굴 등에 2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육 할머니가 밭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강한 바람에 불길이 산에 옮겨붙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다.

오후 4시 10분경에는 충북 청원군 북이면 영하리 인근 야산에서 밭두렁 태우던 임 모(81) 씨가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은 0.01㏊의 산림을 태운 뒤 25분 만에 꺼졌다.

경찰은 임 씨가 밭두렁을 태우다 불길이 인근 산으로 옮겨붙는 과정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날 오후 2시 25분경에는 충북 영동군 영동읍 가리 묵은점마을 뒷산에서 산불이 나 오후 6시 30분 현재 산 정상으로 번져 노근리 쪽에 방어막을 치고 있다.

불이 나자 산림청 등 헬기 10대와 주민 1000여 명이 동원돼 진화작업을 벌였지만 초속 5.6m의 강한 바람으로 인해 불길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후 4시경에는 충북 보은군 내북면 이원리 인근 야산에서 산불이 나 소방청 헬기 3대와 공무원, 산불진화대원 등 500여 명이 진화에 나섰지만 오후 6시 30분 현재 강한 바람을 타고 불길이 정상 쪽으로 번지고 있다.

보은군과 산림당국은 불길이 마을로 번질 것을 대비해 30여 가구 주민들을 인근 내북초등학교 이원분교로 대피시켰고 이 불은 마을 뒷산을 지나는 인터넷 광케이블선 수 십여 m를 태웠다.

이밖에 오후 2시 40분 경에는 충북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에서 한 주민이 밭을 태우다 불이 나 30여 분만에 꺼졌고 오후 3시 49분경에는 청주시 사천동 한 야산에서 쓰레기 소각 부주의로 불이 나 출동한 소방차에 의해 40여분 만에 꺼졌다.

산림청 관계자는 “건조한 날씨에 쓰레기와 밭 등을 태우다 바람을 타고 불길이 번져 산불이 잇따랐다”며 “논과 밭두렁 태우기는 병해충 방제효과가 있어 농사에 유익하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이 있지만 오히려 농업에 이로운 벌레를 죽여 농업에 불리하다”고 말했다.

한편 충청북도소방본부 상황실에는 이날 오후 6시경까지 20여 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접수됐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옥천·보은·영동=황의택·배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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