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지자체 곳곳에 건립됐거나 건립 중인 공연문화 및 체육 관련 시설에 대한 효율성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효율성의 문제가 부각되는 이유는 대부분의 시설들이 지자체가 민선으로 돌아선 이후 경쟁적으로 건립됐기 때문이다.▶관련기사 3면
하지만 민선·관선 여부를 떠나 소득수준이나 문화욕구가 높아지며 문화·체육시설의 건립이 당연히 요구된다는 점을 앞세우는 시각도 있다. 민선 단체장들의 치적쌓기로 보는 시각은 효율성이나 활용도에 비해 각 시설들이 지나치게 크고 화려하게 건립되고 있다는 데서 시작된다.
각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추진하는 문화·체육시설은 공연이 가능한 문예회관 또는 시민(군민)회관, 대규모 스탠드를 갖춘 종합운동장, 관람석이 갖춰진 전천후 실내체육관 등이다. 이들 모두 엄청난 재정을 투입해 건립되고 있지만 이용률은 저조한 편이어서 경제적 잣대로 평가하면 모두가 예산낭비의 대표 사례로 지적될 수 있다.
하지만 시·군지역에 가뜩이나 문화시설이 부족해 인구 이탈이 가속되는 중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제논리를 뒤로 하고 당연히 건립돼야 할 시설들이다. 다만 시설 활용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공연시설
문예회관은 정부시책으로 설치돼 각 시·군에 1곳씩 건립돼 있다. 문제는 지자체의 예산 부족과 기획력 부재로 각 시설들이 낮은 활용도를 보이면서 노후화 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설의 이용 시기가 농번기를 피해 봄과 가을 특정 시기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역 공연공간들의 한결같은 문제점이다. 공연기획사들이 수준 높은 공연을 외면하는 것도 시·군지역 공연시설들의 활용도를 낮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체육시설
충남의 경우 계룡, 연기, 서천, 태안지역을 제외한 모든 시·군에 종합운동장이 완공돼 활용되고 있는 상태다. 천안지역은 3만 석 규모의 대규모 스탠드가 갖춰진 종합운동장이 건립돼 있고 나머지 지역은 대개 1만~2만 석 규모의 스탠드가 갖춰져 있다. 인구 3만 명이 갓 넘는 청양도 2009년 충남도민체전을 치를 종합운동장이 건립돼 있어 대회 개막을 앞두고 보강 공사가 한창이다.
충북에도 모두 13개의 종합운동장이 건립돼 있다.
청주를 비롯해 충주, 제천 등에 대규모 종합운동장이 건립돼 있고, 각 군지역에도 대부분 종합운동장이 건립돼 활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문예회관과 종합운동장 건립을 마치고 수년 전부터 앞다퉈 실내체육관 건립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제성과 효율성을 고려하면 건립의 타당성은 떨어지지만 지자체들은 국가 수준에 걸맞은 문화체육시설을 지역민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면서 실내체육관 건립에 행정력을 쏟아붓고 있다.
◆활용도가 관건
각 문화체육시설들의 건립은 시대적 요구일 수 있지만 건립에만 치중할 뿐 건립 이후 활용도를 높일 방안에 대한 궁리가 미흡하다는 점은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다.
자치단체 한 관계자는 “체육시설과 문예회관을 건립하는 첫째 목적은 주민복지 향상”이라며 “문화체육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가뜩이나 뒤떨어진 문화체육 인프라를 확충하는데 첫째 요인이라고 각 지자체들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민단체 관계자는 “그동안 시설이 따르지 못해 제대로 된 공연이나 대회를 개최할 수 없던 것은 사실”이라며 “각 지자체들은 무리해서 건립한 각 시설들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묘책 발굴에 보다 전력해야 할 것이며 지역민 전체의 문화체육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최장준 기자 thispro@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