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일부 중소·벤처기업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최근 들어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단가 인하 요구와 원자재 값 부담, 금융기관 대출 거절 등 엎친데 덮친격의 상황에 놓여 있어 연구개발 분야 투자에는 인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12일 대덕특구 내 중소·벤처기업인들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최근 3개월간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는 등 자금난 심화로 인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5억여 원의 적자를 낸 A기업은 자금난 해소를 위해 제품판매가격을 낮추는 등 자구책을 펴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또 다른 기업도 기업경영 유지를 위해 전 임직원이 나서 경영자금 마련에 동원되고 있다.

이처럼 대덕특구 내 영세 중소·벤처기업들은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며 기술개발에서부터 제품판매에 이르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길목에 직면해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대덕특구 10곳의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기업경영에 있어 가장 큰 문제로 ‘자금난’을 꼽았다.

이들 기업은 이 같은 자금난으로 “많은 것들을 잃어가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외상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신뢰를 잃어가고, 신용등급이 떨어져 대출이 곤란해지는 등의 문제는 물론 일부 기업은 임금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총체적인 경영난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기업들 가운데 절반인 7곳은 원하는 대출자금을 구했지만 필요한 자금을 모두 빌린 경우는 2곳에 불과, 정책자금이 일선 기업들에게 반영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최근 환율상승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기업인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환율상승으로 수출채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수요처에서 환율인상분에 대한 수출단가 인하요구를 해오고 수입 원자재 구입비용이 증가돼 환율 상승효과가 상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기업 대표는 “기업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기술, 인력, 자금, 마케팅이 조화를 이뤄야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자금이 없어 기술개발 투자를 하지 못하고 우수인력을 뽑지 못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정부에서 정책자금을 통해 다양한 지원책들을 내 놓고 있지만 담보부족, 자산건전성을 이유로 대출을 꺼리는 등 문제로 금융기관에서 대출받는 것 자체가 전쟁”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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