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아이를 때리는 것보다 욕설 등 심한 말을 사용하는 것이 아이의 뇌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정신과 최지욱 교수와 미국의 멕린병원 마틴 티쳐 교수는 '정서적인 학대가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공동연구를 실시한 결과 부모로부터 어릴 때 받은 언어폭력이 아이의 뇌에 큰 상처를 입힌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조사는 결과는 미국의 생물정신의학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인 ‘생물정신의학(Biological Psychiatry)' 2월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1200여 명에게 온라인을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3일간 인터뷰를 거쳐 부모로부터 언어폭력을 경험한 16명의 그룹과 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16명의 그룹으로 나눠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그룹별로 뇌 안의 연결통로를 촬영한 결과 언어학대를 받은 그룹에 속한 참가자들이 감정을 조절하는 부위와 언어조절 및 우울증을 유발하는 부위에서 각각 정상인 그룹과는 각종 수치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부모의 언어폭력이 아이들의 뇌의 연결통로에 상처를 입혀 분노와 우울증, 언어처리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이의 뇌가 부모의 욕설 등 해로운 신호를 접하면 감각중추시스템의 발전을 저해시켜 정상적인 뇌의 활동에 문제를 일으키고 결국에는 뇌의 성장과 크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대전성모병원 최지욱 교수는 "눈으로 보이는 물리적인 학대보다 보이지 않는 언어로 인한 상처가 더 크다"며 "어린시절 부모의 비난 등이 아이의 뇌에 영향을 미쳐 우울증과 불안, 이해력 부족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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