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22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모든 경계엔 꽃이 핀다' 전시에서는 미술과 미술이 아닌 것에 대한 작가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김홍주는 그려진 것과 그려지지 않은 것의 경계, 김해민은 농담과 진담의 경계, 정광호는 조각과 비조각의 경계, 홍명섭은 언어와 사물의 경계에 주목한다.
김홍주는 글자나 도상들로부터 그림을 시작한다. 그림을 그려나가는 과정에서 글자나 도상은 이미지적 변화를 반복한다. 그렇다고 이미 결정된 어떤 의미를 염두하는 것은 아니다.
미디어아티스트 김해민의 작품은 첫 눈에 유머와 재치가 두드러진 강점으로 다가오지만, 그가 담고자 하는 메시지는 그 이면에 있다.
중력을 가진 지구상에 살아가는 존재의 조건에 관한 문제 ‘직립희롱’, 분단을 비롯한 시대의 문제 ‘50초의 렌더링’, ‘접촉불량’ 등 김해민의 손에 의해 시시덕거리는 농담 속에 진담의 뼈를 담는 방식으로 다루어진다.
이밖에도 구리선을 용접하여 반짝이는 나뭇잎과 항아리 형태를 만들어낸 정광호, 조각과 설치, 사진 등의 장르를 넘나드는 홍명섭의 작품도 흥미롭다.
따라서 관람객들은 20세기 초반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미술과 미술이 아닌 것의 경계’에 대한 고민에 대한 해답을 이번 전시에서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문의 042-602-3225
김항룡 기자 prim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