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북지역에서 LP가스통 등 인화성 물질과 관련된 화재가 잇따르면서 불이 나면 피해를 키우는 인화성 물질의 관리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게다가 공장과 창고 등은 대부분 화재 안전시설이 미흡하기 때문에 현장 안전관리와 통제 및 안전교육 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밤 10시 7분 경 충북 청원군 부용면의 모 폐비닐 공장에서 난 화재는 허술하게 관리된 LP가스통이 피해를 키웠다.

공장 야적장에 보관돼 있던 LP가스통과 솔벤트통 등 인화성 물질에 불이 옮겨 붙어 화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가스통 수십 개가 폭발하면서 출동한 소방관들은 진화에 애를 먹었다.

이 공장은 지난해 가스안전공사로부터 실시된 LPG저장탱크 정기검사에서 별다른 문제 없이 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불이 나자 순식간에 공장은 불길에 휩싸였다.

특히 가스안전법 상 인화성 물질과 LPG저장탱크는 5m 이상 거리를 둬야 하지만 불이 난 이 공장은 기본적인 규정조차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날 화재는 2억 5000여만 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13시간 만에 꺼졌다. 번져서는 안 될 화재가 허술한 안전관리로 엄청난 피해로 이어진 셈이다.

지난달 19일 오전 2시경 충북 청원군 오창읍 모 플라스틱 생수병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도 자칫 LP가스통이 피해를 키울뻔 한 화재였다.

불이 난 공장 바로 인근에는 LP가스통 수십 개가 있었고 불이 가스통에 옮겨 붙었다면 자칫 인명피해로도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게 소방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날 불은 인근 공장과 야산에 옮겨 붙어 창고에 보관돼 있던 플라스틱 제품과 공장 1000㎡, 야산 300㎡ 등을 태우고 7000여만 원의 재산피해를 낸 뒤 9시간 만에 꺼졌다.

이밖에 지난달 11일 충북 진천의 모 폐유 정제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도 정제된 폐유 완제품을 용기에 담는 과정에서 인화성 물질이 정전기에 발화 되면서 발생했다.

신고자 이 모(39) 씨는 “폐유 완제품을 용기에 담다가 탱크에서 ‘펑’소리가 나면서 불이 번졌다”고 말했다. 이 불은 공장 내 실험실 40㎡와 실험장비, 콘트롤시스템 등을 태우고 5200여만 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내고 10여분 만에 꺼졌다.

인화성 물질에 의해 불이 나거나 혹은 다른 원인이 된 불이 인화성 물질에 옮겨붙으면 공장의 설비와 규모에 관계없이 폭발 등 큰 피해를 초래하게 된다. 특히 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장의 경우 복잡한 공정과 설비가 배관으로 연결돼 한 지점에서의 조그만 사고가 다른 지점으로 연결되거나 확산되기 쉽다고 소방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충청북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공장 또는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의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사고의 특성을 감안해 개개인의 설비 및 공정에 대한 단편적 점검뿐만 아니라 특정 화학물질을 일정량 이상 사용하는 사업장에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안전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공장 안전관리자들의 체계적인 점검과 안전의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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