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대학교가 박인목 이사장 퇴진을 놓고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서원학원범대위가 점거하고 있는 본관 건물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돼 물의를 빚고 있다.

범대위는 8일 “교수회 및 학생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행정동 건물 1, 2층 4곳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것을 지난 6일 오후 발견했다”며 “경보등 속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는 경보등 가운데 부분에 작은 구멍을 뚫어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해 외견상 카메라 설치를 전혀 눈치챌 수 없도록 했다”고 밝혔다.

범대위는 “‘몰래카메라’가 박 이사장 등 재단퇴진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교수, 학생, 직원 등 동태 감시에 이용됐을 게 분명하다”며 “추가 발견 가능성은 물론 도청장치 설치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감시카메라로 인한 초상권 및 인권 침해가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고 있는 데 신성한 대학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범대위는 모든 구성원, 특히 학생들의 초상권 및 인권을 불법적으로 침해한 이 사건 책임자를 반드시 밝혀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대위 관계자는 “우연히 감시카메라를 발견한 후 누가 설치를 지시했는지 확인하던 중에 보안업체 측에서 제거해 갔다”며 “행정지원처 총무팀장은 특별한 이유없이 자신이 설치했다고 밝혔지만 앞뒤 말이 맞지 않는 등 배후에 지시자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도난 등 범죄에 대비하기 위한 방범용 CCTV 설치를 보안업체와 협의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 발견된 카메라는 방범용 CCTV 일종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원대는 9일로 개교 41주년을 맞지만 박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행정동 폐쇄, 수업거부 등 학내사태로 인해 일체의 기념행사를 개최하지 않키로 했다.

최인석 기자 cis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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