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올해 치러지는 2010학년도 입시부터 전체 신입생 정원의 15~20%인 150명을 일반고 학생들로만 무시험 전형으로 선발한다.

특히 사교육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각종 경시대회 수상 실적은 전형요소에서 모두 제외하기로 했다.

KAIST 서남표 총장은 5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아직 눈에 띄지 않는 잠재력 있는 인재를 발굴하려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KAIST가 발표한 계획안에 따르면 일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적에 상관없이 학교장이 학생 1명을 추천해 입학사정관들이 직접 학교를 방문, 학생과 담임교사·학교장 등을 면담하고 학습현장을 시찰한 다음 입학 여부를 결정한다.

이렇게 신입생 정원(850명 안팎)의 15~20%에 해당하는 150명을 선발한다.

이 가운데 10%는 농·산·어촌 학생, 10%는 저소득층 학생에게 우선 할당할 예정이다.

150명을 뺀 나머지 인원에 대해서는 기존 전형 방식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KAIST는 2008학년도부터 성적이 아닌 인성, 창의성을 평가하는 심층면접 위주의 전형을 시행해 오고 있다.

하지만 2010학년도 입시부터는 경시대회 성적을 일체 반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시대회가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조장하고 상장을 남발해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났다는 비판을 수용한 조치라는 평가다.

서 총장은 "선행학습을 통해 문제 하나 더 푸는 학생이 20년 후에 국가를 이끌어 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시대회 성적보다 창의성과 잠재능력이 있는 학생들을 발굴해 교육하는 것이 KAIST의 임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에 KAIST 부설학교가 된 한국과학영재학교도 학생 선발방식을 변경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다단계 테스트를 거쳐 선발했으나 사교육으로 선행학습을 받은 학생들이 많이 입학한다는 비판이 있어, 2010년도 입시에서 선행학습이 요구되는 경시대회 성적 반영 비중을 대폭 줄이고 2011년도 입시부터는 일체 반영치 않기로 결정했다.

전홍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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