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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도청 제공 | ||
김영희(73·사진·태안군 안면읍 정당리) 전 충남도 도유림사업소 안면관리소장은 당시 40대 후반의 도 임업직 공무원이었다.
그는 빨갛게 메말라 죽어가던 태안의 안면송 수십만 그루를 살려낸 주인공으로 안면송의 오늘이 있기까지 지켜낸 주역이다.
1981년 가을, 충남 태안군 안면도 일대 도유림과 사유림에 천연자원보존림을 자랑해오던 안면송 수십만 그루가 솔잎혹파리로 인해 잎이 붉게 죽어가던 절박한 상황을 맞았다.
솔잎혹파리병은 충남 서천 일대를 넘어 태안까지 확산일로에 있었고, 도내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수십만, 수백만 그루의 소나무가 별다른 도리 없이 베어져 있을 즈음, 김 소장을 비롯해 10명의 직원들은 밤낮없이 산을 누비며 사력을 다해 방제작업에 나섰다.
김 소장과 직원들은 비록 병든 소나무였지만 무작정 베어낼 게 아니고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고 판단, 1년 여를 밤낮없이 소나무에 드릴로 일일이 구멍을 뚫어가며 수간 주사를 놓고 비닐피복을 씌워가며 안면송 살리기에 안간힘을 썼다.
이듬해인 1982년 3월까지 이들은 10㏊의 임야에 비닐피복을 하고, 40㏊의 임야에 약제를 투입하는 테믹처리를 했다.
그리고 100㏊의 나무에는 주사를 놨고 또 200㏊의 소나무에는 솔잎혹파리의 천적인 먹좀벌레를 방사하고, 1885㏊의 습한 임야를 건조한 환경으로 바꿨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50~60년생 소나무 16만 4000그루가 서서히 회생의 감동을 예고했다.
처음엔 '별 이상한 사람'으로만 봤던 주민들도 김 소장의 솔잎혹파리 '박멸작전'에 감동을 받아 노임 한 푼 안받고 너도 나도 발 벗고 나섰으며 그의 작전은 이후에도 5년여 동안 계속됐다.
김 소장은 이후 줄곧 안면송을 지키다 1994년에 명예롭게 퇴직했다.
김 전 소장은 "32년 긴 공직생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솔잎혹파리 퇴치 '작전'”이라며 “그 작전은 이제 얼마 앞으로 다가온 꽃박람회가 성공적으로 끝나는 날 비로소 종료될 것"이라고 털어놨다.
현재 김 전 소장은 안면도에서 부인 윤필선(73) 씨와 함께 고향을 지키고 있다.
꽃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이 같은 김 전 소장의 업적을 기려 꽃박람회 개장식에 초청해 요인들과 함께 개막 테이프 컷팅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임호범 기자 comst99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