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일봉공원 민특사업 반대 목소리에 주춤…무산시 市 재원·시간 부족해 부지매입 어려워
내달 일몰제 시행, 토지주 아파트 등 개발예고, 난개발 불보듯…“민간자본 활용 계획적관리 필요”
[공원일몰제 갈등과 해법]
上. ‘개발-보전 프레임’에 무너지는 천안 일봉공원
中. 예산도 시간도 부족한데 대안없는 일봉공원 민특사업 반대 목소리
下. ‘지속가능한 공원 확보’ 민간특례사업 당위성 재차 주목
[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천안 일봉근린공원이 민간공원 조성사업(민간특례사업, 이하 민특사업) 시행을 앞두고 반대 목소리에 부딪히면서 '공원 난개발' 우려만이 커지고 있다.
천안시는 내달 1일 시행되는 공원일몰제를 앞두고 민간자본을 투입해 장기미집행공원의 난개발을 사전에 차단하고 공원을 계획적으로 관리·개발하기 위한 민특사업을 도입했다.
일봉공원의 경우 용곡동 일원 일봉산 40만 2614㎡ 면적 가운데 30%를 공동주택으로, 나머지 70%를 녹지 및 공원시설 등 시민 휴식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골자다.
그러나 이 같은 사업 추진을 놓고 '아파트 개발' 성격의 사업이라며 공원 보전을 위해 사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급기야 현재는 사업 추진 찬반여부를 묻기 위한 주민투표까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처럼 공원일몰제를 직전에 앞둔 상황에서 민특사업이 주춤해지자 관심은 민특사업 이외 대안에 쏠리고 있다.
자칫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사업이 무산될 경우 즉각적인 차선책에 돌입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공원일몰제에 대비한 공원 관리 대책으로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우선 관할 지자체인 시가 대상지역 전체를 매입하는 방안이다.
시가 공원 내 부지를 모두 시비로 매입해 보전하는 것이지만 일봉공원의 경우 부지를 모두 매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500억~8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실제 감정평가에 단계에서 추산 당시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지배적인 중론이다.
뿐만 아니라 일봉공원을 비롯한 지역 내 전체 공원을 대상으로 일몰제에 대비해야 하는 시의 재원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또 다른 방식은 일몰제가 해제되도록 그대로 두는 것이다.
이후 일몰제 시행과 동시에 일봉공원 내 사유토지 등을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 해제에 따른 난개발 우려를 최소할 수 있다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재산권에 대한 제한이 강화됨으로써 재차 위헌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부족한 재원을 감안, 시가 지방채 발행을 통해 토지보상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도 있지만 지방채 발행을 위한 중앙정부의 투자심의 등 행정절차로 인해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결국 이러한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책의 일부가 현재 일봉공원 민특사업 반대 측의 주장과 상당히 일치한다는 점에서 민특사업 추진의 필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고 있다.
즉 예산이나 물리적 시간이 모두 부족한 상황에서 이대로 공원에서 해제되면서 공원 내 개인 토지주의 자유로운 토지이용이 가능해 난개발이 나타날 우려가 큰 만큼 민간자본을 활용해 공원을 계획적으로 관리 및 보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대학의 한 교수는 “일봉공원의 경우 사유토지 비율이 상당히 높은데다 개발가치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만큼 공원 해제에 따른 무분별한 난개발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도심 속 녹지를 온전히 보호하기 위해선 단순한 보전 논리가 능사가 아닌, 계획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