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말 대전에서 실종됐던 50대 부녀자가 5일 대전시 유성구 방동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유가족과 경찰이 사체를 확인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shj0000@cctoday.co.kr

 
 
지난해 말 대전시 중구 태평동에서 실종된 50대 주부가 실종 74일 만에 숨진 채로 발견돼 경찰의 초동수사 허점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5일 오전 10시 40분경 대전시 유성구 방동저수지에서 지난해 12월 21일 실종됐던 강 모(51·여) 씨가 숨진 채 물에 떠 있는 것을 낚시꾼 한 모(73) 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한 씨는 “오전 7시 40분경 방동교 밑에 하얀 물체가 둥둥 떠 있었는데 그 때는 사람인지는 몰랐다”며 “3시간쯤 흐른 뒤 물체가 물결에 저수지 주변으로 밀려오면서 사람인 것을 확인하고 신고했다”고 말했다.

▲실종 74일 만에 발견=강 씨는 지난해 12월 21일 오전 4시 30분경 새벽기도를 하러 교회에 다녀온다고 중구 태평동 집을 나선 뒤 실종됐다.

당시 강 씨의 남편(59)은 경찰조사에서 “새벽예배를 볼 경우 늦어도 오전 6시 15분까지는 귀가하는데 이 시간을 훨씬 넘겨 경찰에 신고했다”며 “평소 새벽예배를 보고 귀가하기 때문에 휴대전화나 지갑도 가져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실종 당일부터 강 씨의 행방을 조사했지만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결국 경찰은 실종 6일인 지난해 12월 26일 수사방향을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경찰은 강 씨의 사진과 인상착의 등이 실린 전단지 10만 부를 제작해 주거지와 교회 인근, 택시회사 등에 배포하는 한편 현수막을 제작, 대전지역 곳곳에 내걸으며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뚜렷한 제보나 목격자가 나타나지 않아 수사는 계속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이후 계속 난항을 거듭하던 수사는 실종 74일에 강 씨가 숨진 채로 발견돼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경찰의 초동수사 미흡

실종 당일 오전 10시 40분경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은 강 씨가 교회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선 만큼 예상 이동경로인 삼부스포렉스-내동 한빛교회-태평동 주변 일대에 설치된 CCTV를 분석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후 유천동, 오류동, 용두동, 서대전역 등 인근지역에 설치된 374개의 CCTV를 분석, 실종사건과 관련된 자료를 분석했지만 이마저도 허사로 끝났다.

또 강 씨의 이동경로상의 이동전화기지국에서 사건 발생 시간대에 중복 사용된 휴대전화 번호 발췌 등 통신수사도 벌였으나 허사였다.

강 씨가 특별한 채무관계도 없고 평소 행실이 착실해 원한관계에 의한 사건으로 보기에도 힘든 상태여서 수사가 더 이상 진전되지 못했다.

강 씨가 방동저수지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면서 경찰의 초동수사에 대해 각종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삼부스포렉스에서 방동저수지까지 오는 길에 다기능 CCTV가 한 대도 없어 차량통행 등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또 방동저수지 인근을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3번이나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강 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6일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이성우 기자 scorpius7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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