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온라인 수업 무기한 연장에 식당·카페 학생없이 적막만
원룸가 타격…계약취소 증가, 활기 찾는 시내상권가와 대조
22일 오후 1시 대전 대덕구 한남대 인근 인적이 드문 대학가의 모습.사진=윤지수 기자
22일 오후 8시 대전 대덕구 한남대 인근 인적이 드문 대학가의 모습.사진=윤지수 기자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학교 앞에서만 30년 넘게 장사했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죠.”
코로나19(이하 코로나) 한파 속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긴급재난지원금 등에 힘입어 골목상권들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지역 대학가 상권은 여전히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22일 오후 1시 대전 대덕구 한남대 대학가 근처 상가 밀집지역은 한창 북적여야할 점심시간에도 불구하고 적막감만이 감돌았다.
일부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됐지만 실험·실습 과목에 한해 제한적 대면 강의를 진행하면서 활기를 되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대학가 골목엔 2~3명의 학생들만이 마스크를 낀 채 돌아다녔으며 학생들이 많이 찾는 카페 역시 반 이상은 빈자리였다. 일부 매장은 점심시간에만 반짝 영업을 하고 있었고 문을 열지 않는 매장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대학 후문에서 5년째 운영 중인 한 분식집 주인은 코로나로 인해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고 하소연했다. 주인 김모(56) 씨는 “일부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고 있다는데 간호 교직원들만 찾을 뿐 학생들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엔 아르바이트생을 3명 썼는데 지금은 와이프랑 둘이 일하고 점심시간에만 일하는 알바생 한 명을 고용하고 있다. 올봄부터 적자를 보고 있어 식자재 구입도 대폭 줄였다”고 푸념했다.
학생들의 발길이 줄어들자 대학 원룸가도 타격을 입고 있다. 1학기 온라인 수업을 코로나 안정 시까지 사실상 무기한 연장하면서 원룸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30년째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관계자는 “보통 12월~2월까지가 방을 구하는 학생들로 붐볐지만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면서 계약 취소문의도 많았고 계약금만 걸어놓고 안오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요새는 가게를 나와도 학생들이 없나 창밖만 보다가 끝나서 오죽하면 문 앞에 학생 수수료 무료라고 써붙여놨겠냐”고 말했다.
저녁이 되자 화려하게 빛나는 간판과 달리 대학가 골목과 가게 안은 낮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간혹 배달업체만 가게를 오갔고 대부분 매장은 한산했다. 21개 테이블로 가득 찼던 족발보쌈가게는 2~3팀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아르바이트생 정모(50) 씨는 “원래 대학가는 주말보단 목·금요일 제일 바쁜데 요새는 정상 개강 연기에 이태원 클럽 여파로 손님이 뜸하다”며 “시내 상권 번화가는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사람들이 몰려 나오는데 대학가는 여전히 적막하다”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