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정부 행정명령 발동에도 둔산동 유흥가 인파 여전
이용자 명부 작성 ‘쉬쉬’…밀접 접촉한 채 춤 추기도
코로나19 슈퍼전파 우려
▲ 8일 오후 11시경 대전 서구 둔산동 유흥거리. 거리 곳곳에서는 큰 음악소리가 들리고 이른바 클럽과 헌팅포차 등 다중이용시설에는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사진=선정화 기자
[충청투데이 선정화 기자] “어차피 코로나는 감기 같은거라 걸려도 젊어서 괜찮지 않나요?”
이태원발 클럽 확진자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겁없는 젊은이들의 유흥 문화는 여전했다.
8일 오후 11시경 대전 서구 둔산동 유흥거리. 거리 곳곳에서는 큰 음악소리가 들리고 이른바 클럽과 헌팅포차 등 다중이용시설에는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주말 사이 이태원발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집단감염 환자가 폭증하며 정부가 클럽 등 밀폐된 유흥시설에 대해 운영자제를 권고하고 방역지침 준수하는 행정명령이 8일 저녁 8시부터 발동됐지만 유흥거리는 20대 젊은 남녀들로 불야성이였다.
하루종일 내린 폭우에도 아랑곳 않고 사람들은 입장을 위해 우산을 쓰고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춤을 추는 행위를 금지하며 사람 간의 간격 유지를 위해 인원수를 제한한다’는 코로나 방역 수칙 등을 준수한다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실상은 조금 달랐다.
클럽 입구에 들어섰지만 직원은 발열체크만 할 뿐 신분증 검사는 정확히 하지 않았다. 이용자 명부도 있었지만 손님이 꺼리면 작성을 강요하지도 않았기에 명부 작성도 엉망이었다.
한 클럽 관계자는 “일이 이렇게 바쁜데 일일이 손님 명부를 신경 쓰기 힘들다. 동영상 찍지 마시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DJ는 신나는 노래를 틀어 손님들의 호응을 유도했고 일부는 흥을 주체할 수 없었는지 입구에서부터 지인에게 몸을 밀접 접촉한 채 춤을 추기도 했다.
클럽 뿐만 아니라 라운지바 역시 이성과의 즉석만남과 가벼운 춤은 가능해 코로나 무풍지대였다. 특히 자정이 넘어가자 이들이 만들어낸 광경은 코로나는 딴세상이야기였다.
야외 좁은 대기실에는 10여명의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마스크를 안쓴채 담배를 피우며 침을 뱉는 이들도 있었다.
라운지바를 이용한 한 여대생(22·여)은 “오늘 두달 만에 친구 생일파티가 있어서 나온거다”며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 모이는 건 신경 쓰이지만 감기같은거라 우린 걸려도 젊어서 괜찮지 않느냐”라며 반문했다.
이에 지역 의료 전문가들은 클럽과 주점 등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유흥시설에서 슈퍼 전파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전시 의사협회 조성현 특별간사는 “건강한 젊은이들이 바이러스 슈퍼 전파자가 될 수 있다. 내가 아니라 면역력이 약한 타인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행위는 자제해야 된다”며 “정부 역시 생활속 거리두기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신속히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변경하는 등의 유연한 방역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