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입지조건 강조 등 예행연습…과학계 접근성 반영 ‘예의주시’
호남 막판까지 기준변경 궤변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6일 충북 청주(오창) 등 총 4곳을 대상으로 1조원 규모의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부지 선정과 관련해 발표평가를 실시한다. 이를 토대로 7일 부지 선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5일 충북도에 따르면 과기부는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유치의향서 및 유치계획서를 제출한 강원 춘천, 경북 포항, 전남 나주, 충북 청주 순서(가나다순)로 발표평가를 진행한다. 충북지역은 이날 오후 3시 20분부터 허경재 충북도 신성장산업국장이 발표자로 나와 PPT 발표 25분, 질의응답 25분, 평가정리 20분 등 총 70분 동안 오창 유치의 타당성을 집중 설명한다.
과기부는 7일 발표평가 1, 2순위 지역을 현장방문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최종 선정한다. 발표평가를 통해 사실상 부지 선정이 결정될 것이란 게 충북도의 판단이다. 충북도는 배점 비중이 가장 큰 입지조건(50점)에 초점을 맞춰 발표평가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과기부는 부지 주요 평가항목 및 기준으로 △기본요건(25점) △입지조건(50점) △지자체의 지원(25점)을 제시했다. 입지조건은 부지 만족성, 지리적 여건, 발전 가능성 등 3가지로 구분된다.
이시종 지사는 지난 4일에 이어 휴일인 5일에도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회의는 과기부의 발표평가 타임테이블에 맞춰 오창지역의 강점을 소개하는 '예행연습'으로 진행됐다. 성일홍 경제부지사는 충청투데이와 통화에서 "충북은 평가항목에서 입지조건에서 유리하다"며 "오창의 교통 편의성과 정주 여건, 단단한 암반지대(흑운모 편마암)인 점 등을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오창지역은 고속도로, 고속철도, 국제공항 등 X축 사통팔달 교통망으로 전국 주요도시에서 2시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하다.
특히 방사광가속기 활용도가 높은 과학기술계와 반도체 산업 등 관련업계는 부지 선정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방사광가속기 활용자의 생활권과 부지 선정을 연계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의 설문조사(2019년 11월 13~29일. 국제 가속기 및 빔이용 컨퍼런스 참석자, 한국방사광이용자협회 구성원 대상)에서 '가속기 신규 구축 시 입지 선정 요건'을 묻는 질문에 37.1%가 접근 편의성(1위)이란 답을 제시한 바 있다.
충청권은 대덕연구단지를 포함한 한국원자력연구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38개 국책연구시설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이 위치하고 있다. 앞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국립암센터, 한국세라믹기술원 등 10개의 주요 연구기관은 2월 충북도와 업무협약을 맺고 오창지역을 '최적합 구축지'로 꼽았다.
청주의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세계 1,2위의 반도체 생산기지 연결선이 이천~기흥~화성~평택~청주인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청권·수도권에는 △국내 반도체 산업 84.9% △의약품·의료기기 58% △화학물질 63%가 몰려있다.
이런 가운데 호남권(광주·전남·전북)이 공모(公募) 막판까지 궤변과 억지주장으로 일관해 '상식 밖'이란 지적이 나온다. 공모 공정성 훼손이라는 얘기다. 21대 호남권 국회의원 당선인들은 3일 성명에서 "과학부의 평가기준을 보면 입지조건 배점이 과하다"며 "공모계획 평가기준이 특정지역에 유리하도록 정해졌다는 의구심이 증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균형발전을 고려해 이 부분의 점수를 높여야 한다는 평가 개선안을 촉구했다.
충청권의 한 유력인사는 "공모가 계획대로 정상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 근거도 없이 일방적 주장을 내놓고 나아가 막판에 기준을 변경하자는 것은 궤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부지 선정이후 정치력으로 공정성을 흔든 호남권에 강력하게 항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방사광가속기 구축은 충청권 공통 핵심사업이다. 충청권 4개 시·도지사는 1월 '제28회 충청권 행정협의회'에서 방사광가속기 충북 구축을 정부에 요청하는 공동건의문을 채택했고 4개 시·도 광역의회 의장단은 지난달 27일 충북도의회에서 충청권 유치 지지성명을 발표하고 560만 충청도민의 힘을 결집하겠다고 했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