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가 근무자 마스크 필수…중국인 손님들 오면 신경 곤두
"개강하면 더 큰 일" 격앙된 반응…SNS 공포 넘어 혐오표현도 등장

우한폐렴이 확신되자 지역 대학가 인근 상권들도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29일 오전 배재대 근처 편의점 점원이 마스크를 낀 채 영업을 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생활용품점 직원이 마스크를 낀 채 영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윤지수 기자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돈을 건네받을 때도 기침소리가 들릴 때면 괜히 무섭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급속도로 퍼지자 지역 대학가와 상권들의 풍경이 달라졌다.

바이러스가 침방울, 오염된 손으로 눈코를 만지면 전파가 된다고 하자 상인들은 마스크 착용에 나섰다.

고객을 직접 마주 보고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서비스직 종사자들은 공포에 휩싸인 채 업무를 이어가고 있었다.

29일 오전 9시40분경 배재대 근처 상가들은 가게문을 열며 손님맞이에 나서고 있었다.

아르바이트생과 업주들은 마스크를 낀 채 물건을 나르거나 정리하고 있었으며 계산대 옆에는 상시 손소독제도 비치해두고 있었다.

마스크를 끼지 않은 외국인이 편의점을 방문하자 상인은 마스크 너머 불안한 눈빛으로 계산을 이어나갔다.

아르바이트생 정모(25·여)씨는 “중국 학생들이 하루평균 5명 정도 방문을 하는데 마스크 착용 여부는 반반”이라며 “결제를 하거나 돈을 주고받을 때면 더 신경이 곤두서고 기침소리라도 들리면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전했다.

대학가 인근 원룸촌이 밀집한 생활용품점도 상황은 마찬가지. 잡화점 점원들은 마스크용품 코너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마스크를 배치하고 어떤 마스크를 쓰고 일할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점원 박모(50·여) 씨는 “현재 재고가 없는 상황으로 직원들 쓸 마스크가 모자라 小자로 쓰고 있다”며 “마스크를 끼면 손님과의 의사전달이 불편하지만 방법이 이것밖에 없다”고 했다.



야외 매대에서 화장품을 정리 중인 상인은 “개강하고 나서 더 큰일이라 차라리 중국인들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며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오후 1시경 찾은 한남대 인근 상권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은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일상화됐으며 가게 점원들도 본사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해 영업을 이어갔다.

대학생 이모(23) 씨는 “지나가다가 중국어 소리가 들리면 저 사람이 어디서 언제 온 건지 알지 못해 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의 확산에 대한 공포로 SNS를 비롯한 커뮤니티에서는 ‘혐오’표현이 심해지는 등 극에 달하고 있다.

익명으로 이용할 수 있는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국인 유학생이 사용하는 기숙사는 000관인가요’라는 글부터 ‘앞으로 개강하면 더 문제인데 대학 측은 방안이 없나요’ 등 우려 섞인 글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폐렴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반중 감정이 결합되면서 혐오로 까지 번져가고 있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질병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특정 인종과 집단에 대한 과도한 혐오표현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인이 충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불안한 사회 속에서 갑자기 발생한 질병에 대한 공포를 피하기위해 미워할 대상을 찾아 감정을 푸는 것은 결코 좋은 방향은 아니다"라며 “검증되지 않은 사실과 정보로 쉽게 혐오의 감정으로 만들어 가지 않기 위해 인권교육을 강화하거나 차별이 없어지도록 개인적으로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출처 : 충청투데이(http://www.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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