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우선공급대상 거주기간 1년으로… “투기세력 예방”
높아진 진입장벽에 곳곳서 볼멘소리… 인구유입 차단 지적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대전시가 최근 강화한 주택 청약 자격 조건 강화에 '세종-대전 유턴족'들이 유탄을 맞았다.
대전시는 지난 1대일 주택청약 시 지역 거주자 우선공급대상의 거주기간을 3개월에서 1년으로 강화해 고시했다. 최근 과열되고 있는 주택 분양시장 안정을 위해 꺼내 든 카드다.
그동안 우선공급 거주기간 3개월이 짧아 로또 청약을 노린 외지 투기세력의 위장전입을 막기 위해 기준을 변경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 실수요자들의 중심으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세종시에서 다시 대전으로 유턴을 구상하는 이른바 '유턴족'들이다. 내 집 마련을 위해 대전에서 세종으로 전입했지만 주택 문제를 비롯, 여러 사유로 다시 대전으로 돌아갈 마음을 품고 있는 이들이 대전-세종 유턴족들이다. 이들 중 다수는 2017년 8월 세종시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기 전까지만 해도 인근 대전시에서 세종시 전세로 주소지를 옮겨 청약 도전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신 수요층들이다.
전세기간 만료 시점에서 내년도 분양 예정 물량을 비교해 봐도 세종시와 대전시의 차이가 확연하면서 일부 수요층들이 이미 떠났거나 이사할 채비를 갖추던 찰나였다.
세종시는 지난 7월 분양을 마친 4-2 생활권을 마지막으로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내년 연말에나 6-3 생활권의 분양이 예정됐지만 상황에 따라 해를 넘길 공산이 크다.
반면 대전시는 내년 분양 예정 단지가 1만 4000세대 이상으로 풍성하다. 갑천 친수구역 1·2블록을 비롯해 용문동1·2·3구역 재건축, 탄방1구역(숭어리샘)재건축 등 알짜 단지들이 출격 준비에 한창이다.
여기에 더해 집은 세종이지만 직장은 대전인 경우 출·퇴근 시간 막히는 교통체증에 피로감을 느껴 다시 대전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대전시가 청약 조건을 높이면서 외지 투기세력들과 함께 이들의 진입장벽도 가로 막혀 버린 것이다.
이달 말 대전으로 이사를 준비한 세종시민 정모(45) 씨는 "매번 청약에 죽을 쒔는데 내년에는 고향인 대전에서 청약 기회가 많다 보니 전세기간이 끝나면서 다시 대전에 집을 계약한 참이었다"며 "계약금도 다 지불한 상태서 물릴 수도 없고 유예기간 없이 바로 시행해버리니 나 같은 사람들은 오도 가도 못하고 죽을 맛이다"고 토로했다.
인구 150만 선이 무너진 대전시가 인구 유입을 되려 막는다는 비난도 이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대전시는 투기세력의 위장전입을 원천적으로 사전차단하기 위한 조치임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시장상황에 맞는 처방을 위해 대학 교수, 협회 등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했고 투기세력으로 위장 전입하는 케이스가 수도권 뿐만 아니라 인근 세종시에도 있다고 파악했다"며 "유예기간을 두면 약발이 바로 들지 않기 때문에 바로 실시한 측면이 있고 대전이 미분양이 아닌 이상 대전시민들도 무주택자가 많은 상황에서 타시·도의 전입자들까지 배려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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