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선거일 전 3년 평균 합의
한국당 충청 의원들 비난성명
“호남 선거구 사수… 놀부 심보”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여야 4+1 협의체가 온전히 호남 지역구를 살리기 위해 선거구 획정 기준 인구수를 '선거일 전 3년 평균'으로 바꾸는 데 합의하면서 ‘세종시 선거구 신설 무산’ 위기로 불똥이 튀고 있다. ▶관련기사 4면
세종시는 전국 최고 인구 급증지역으로 내년 총선에서 분구가 확실시됐지만, 협의체의 ‘꼼수 합의’가 '충청 패싱' 논란으로 번지면서 지역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대전시보다 인구가 적은 광주시가 의석수는 더 많은 상황에 대해서도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으로 구성된 4+1 협의체는 비례대표를 누가 더 많이 차지하느냐의 문제인 '연동률'과 달리, '호남 지역구 감소'를 막기 위한 인구 기준 변경에는 쉽게 합의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대전·세종·충북·충남 국회의원들은 18일 국회에서 ‘호남 선거구 지키기 위한 충청 선거구 도둑질을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민주당과 위성 정당이 '선거일 전 3년 평균'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선거구 획정 기준으로 변경하는 선거구 짜깁기 음모를 뒷방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현재 1석에서 2석으로 선거구 증설이 확실시됐던 세종시를 희생양 삼아 호남의 통·폐합 대상 선거구를 한 석도 줄이지 않겠다는 놀부 심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세종시 인구는 지난달 말 기준 총 인구 33만 8647명에 달하며, 2012년 이후 인구 증가율이 연평균 28%에 달할 정도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인구 상한선에 훨씬 육박하고 있는 인구 증가율인 셈이다.
하지만 선거구 인구 기준 시점을 과거 3년 평균으로 하면 증설이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전시보다 인구가 적은 광주시가 의석수는 더 많은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한국당 충청권 의원들은 성명에서 “대전시(지난달 기준 147만 6955명)보다 인구가 적은 광주시(지난달 기준 145만 8915명)의 국회의원 정수가 더 많은 불합리한 상황에서 (호남 의석을) 줄여도 모자랄 판에 선거구 짜깁기를 통해 의석수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충청 인구가 호남 인구를 추월한 이른바 '영충호 시대'에 우리 충청권은 세종시의 분구를 막는 그 어떠한 상황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4+1 협의체의 새 인구 기준은 현행 선거법의 다른 조항들과도 정면 충돌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인구 통계에 의한다'고 규정한 선거법 4조와 충돌하는 등 현행 선거법 조항과 곳곳에서 어긋나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처럼 선거 2~3년 전 인구까지 반영한 전례는 없었다. 게리멘더링(특정 정당·특정인에게 유리하게 선거구를 정하는 행위)으로 충청권이 피해를 입을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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