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세종시 국회의사당' 설치와 직결되는 필수 조건 성립에 ‘적신호’가 켜졌다. 세종의사당 설치 근거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 연내 처리가 사실상 무산됐으며, 예산안 관련 설계비 확보에도 어려움이 예상되면서다. 세종의사당 건립이 또 다시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권의 책임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운영위 운영제도개선소위에서도 국회법 개정안이 상정되지 못하면서 충청권 의원들의 역할에 의문이 제기된다.

운영위 소위는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세종시)가 대표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을 상정했지만, 처리되지 못한채 계속 심사 안건으로 분류했다. 이는 다음날 열린 전체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하는 결과가 됐다. 때문에 내달 10일 종료되는 올 정기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며, 국회 예결특위에 제출된 세종의사당 설계비 10억원 확보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14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에 세종의사당 건립 설계비 심의 안건이 상정됐지만, 자유한국당 반대로 보류됐다. 여기에 한국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카드를 꺼낸 만큼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언제 열릴지 불투명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국회 정상화가 이뤄지더라도 세종의사당 논의가 민주당 내에서도조차 후순위로 밀리면서 진정성이 의심되고 있다는 대목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세종시는 거물급 정치인인 이해찬 의원이 여당 대표를 맡고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까지 충청권 출신 의원들로 채워지면서 '충청권 여당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게 사실”며 “현재는 헛된 바람이었다는 불신이 팽배한 상황이다. 문제는 말이 아니라 진정성과 실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궁색한 논리'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도 어떠한 타협점 모색 없이 혼자만의 의지만 강조하고 있다며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정치는 협상을 통해 타협하고, 필요하면 자기편도 설득해 접점을 찾아야 한다"며 "세종의사당 건립은 여야 합의가 필수적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 회의적인 시각에 대해 대국적인 자세로 국면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타협점을 모색하려는 노력 없이 민주당 혼자 국회 이전에 대한 의지만 표명한다면 이는 '세종시' 정통성을 의식한 당파적 행동일 뿐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며 "내년 총선을 겨냥한 '시간 끌기용'으로 비춰질 개연성까지 더해져 건립 의지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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