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주택소유통계 전국 시·도 중 비중 최고
전국구 청약제 원인 지적 "투기 부추겨" 우려 목소리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외지인의 투기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외지인의 주택 소유 비중이 40%에 육박하면서 정작 세종 실수요자들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전국구를 대상으로 한 세종시 청약제도 개편작업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8 주택소유통계 결과’에 따르면 세종시 소재 개인 소유 주택 중 외지인 소유 주택 수는 3만 5500가구로 전체의 35.9%를 차지했다. 이는 2017년 37.4%와 비교하면 1.5% 포인트 줄어든 수치지만 전국 시·도 가운데 외지인 소유 주택 비중이 가장 높았다.
세종시 주택을 소유한 외지인의 거주지를 보면 대전 유성구가 12.7%(4500가구), 대전 서구가 10.1%(3600가구), 충북 청주가 9.2%(3300가구)로 인근 지역 거주자가 상위권에 포진했다.
세종시에 외지인 주택 소유율이 높은 이유는 ‘전국구 청약제도’가 근본적 원인이다. 세종시는 지난 2016년 7월부터 ‘신행정수도 후속 대책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지역우선공급 물량’을 50%(세종시 1년 이상 거주자)로 축소했다. 나머지 50%는 기타 지역 1순위로 전국 어디에서 청약이 가능하다. 특히 수도권 집중화를 방지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이끌 수 있다는 점이 ‘전국구 청약’을 채택한 가장 큰 이유다.
문제는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외지인의 투기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에 따라 1주택자들은 기존 주택처분 조건으로 청약할 수 있는 규제가 적용됐지만, 제도 시행 이전의 청약 당첨자들이 실거주가 아닌 투기의 목적으로 세종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세종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전과 청주권에서 세종에 청약을 받은 다수의 수요층들은 실거주가 목적이 아닌 투기 수단으로 보인다”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세종시에 실제 거주하고 싶어하는 실거주자들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전했다.
특히 세종은 전국구 청약 제도에 따라 신규 분양시장은 수백대 일에 달하는 기록적인 경쟁률이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 입지 축소 및 투기 활성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국구 청약제도는 세종시 부동산 규제 완화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세종시에 적용된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기 위해선 ‘청약경쟁률이 5대 1을 넘지 말아야’하는 요건이 있지만, 높은 경쟁률 탓에 규제 완화에 대한 신청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세종시에 외지인 소유 주택이 높다는 통계가 나온 만큼, 부동산 질서를 잡을 수 있는 현실적인 청약제도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종=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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