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친구·선배 추가폭행해
열흘도 안돼 벌써 두차례 발생
학폭 대응시스템 재정비 시급

사진 =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선정화 기자] 대전지역에서 연이은 학교폭력(이하 학폭) 발생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피해학생에 대한 보복폭행이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최근 열흘 사이에 피해학생에 대한 두 차례의 보복폭행이 발생하면서 지역 학폭 대응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재정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28일 피해학생 가족과 경찰 등에 따르면 대전지역 중학생 A군(14)이 학폭를 신고했다는 이유로 가해학생들의 선배와 친구로부터 추가적인 폭행을 당했다는 부모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 27일 새벽 3시경 서구 한 모텔에서 친구와 함께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군은 이날 최초 학폭 가해학생과 관련돼 있는 선배들로부터 학폭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앞서 A군은 지난 19일에도 학폭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또래로부터 보복폭행을 당했다.

열흘도 안되는 기간에 두 차례나 보복폭행을 당한 셈이다.

A군은 2차 보복폭행 당시 가해학생들이 “너 때문에 OO(가해학생)이 경찰서에 끌려갔다”며 주먹과 발로 자신의 얼굴과 몸 등을 폭행했다고 밝혔다. 또 강제로 술을 먹이는가 하면 입고 있던 고가의 옷도 빼앗았다고 설명했다.

A군은 사건 발생 약 4시간 뒤인 오전 7시경 가해학생들이 잠든 틈을 타 모텔을 빠져나와 부모에게 폭행 사실을 알렸다.

문제는 A군이 학폭 신고 후 불안해 하는 데다 보복폭행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마땅한 보호 프로그램이 없어 추가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찰과 교육당국의 부실한 대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 피해학생인 A군은 지난 7월 학폭으로 인해 갈비뼈 4곳이 부러지고 손가락이 골절되는 상해를 입었지만, 해당 학교폭력위원회는 가해학생에 대해 교내봉사 3일과 학생특별교육 1일, 학부모 특별교육 4시간을 처분하는 데 그쳤다.

A군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별반 다르지 않았다. A군은 “경찰에도 신고했지만 추가 폭행이 계속 일어나니 너무 무섭다”고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피해학생을 집중 관리하고 있지만 학교 밖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선 선생님들도 어떻게 처리할 방법이 없다”며 “사건이 발생한 시각도 새벽 3~4시경이고 그 시각에 선생님이 뭘 어떻게 제재를 가할 수 있겠느냐. 차라리 학교전담경찰관이 상주했으면 좋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전교조는 잔혹한 집단·보복 폭행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가해 학생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측이 직접 모텔 비용을 결제한 정황이 있다. 신고내용을 기반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보복 폭행 여부는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정화 기자 s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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