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소비자심리지수 하락세
물가 하락 중첩…디플레이션 우려
일각 "추이 좀 더 지켜봐야" 의견도
[충청투데이 김기운 기자] 소비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지역경기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특히 소비욕구를 자극하는 소비자물가 마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소비와 투자가 전체적으로 위축되는 ‘디플레이션’에 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29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의 ‘2019년 8월 대전충남지역 소비자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대전·충남 지역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달대비 6.4p하락한 92.5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10년 평균을 기준값 100으로 잡고, 지수가 이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고, 반대인 경우는 비관적으로 볼 수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1분기에는 100이상을 웃돌면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나타냈지만, 지난 5월에는 100.3을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달에는 92.5까지 내려앉았다.
특히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소비지출전망이 눈에 띄게 하락하면서 지역 소비심리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문제는 소비심리의 위축이 곧 기업들의 매출악화로 이어지면서, 지역경제의 한 축을 이루는 소비, 투자, 고용등이 모두 위축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버릴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상황이 물가하락과 중첩되고 있다는 점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충청지방통계청의 '2019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대전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04.06으로 전년 동월 대비 0.2% 하락하면서, 꾸준히 0%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물가지수가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통상적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가하락이 긍정적인 요소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물가하락이 오히려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켜 버릴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위축되거나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는 일정 수준의 물가상승은 경제발전의 발판이 될 수 있다”며 “가격이 더 내려가면 사야겠다는 심리로 인해 소비자들이 오히려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플레이션이란 투자와 소비감소로 인한 재화의 가격하락을 의미한다.
재화의 가격하락은 생산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생산위축은 임금감소와 고용감소를 유발한다.
이는 또 다시 소비감소로 이어지면서 지역경제에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다.
다만 현재의 경기상황이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준일 목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지역경기가 악화돼 있는 점은 사실이나 디플레이션으로 단정 짓기에는 상황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통계적으로 경기상황은 5년을 주기로 상승과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곤해 지금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수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기운 기자 energykim@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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