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1분기 고용규모 4582명 7% 감소…작년 성장과 대조
‘인건비 탓’ 입주기업 가동↓매각·임대 늘어… 일자리난

[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지역 뿌리산업의 중심인 산업단지가 가동률 하락 등으로 침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산업단지 내 중소 제조업체들이 실적부진으로 인해 공장 매각이나 임대 매물은 늘어나는 반면 지역 고용시장의 상당비중을 차지하는 무게중심은 축소되면서 지역 전체 일자리의 자연소멸 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29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전지역 일반산업단지의 전체 고용규모는 4582명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약 7% 가까이 감소했다.


고용규모의 경우 2017년 1분기 4409명에서 지난해의 경우 4894명으로 11%의 성장률을 보인 것과는 상당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지역 산업계는 이 같은 고용감축 현상이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고용불안이나 내수경기 침체 상황이 고스란히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산업단지의 경우 입주기업은 중소 제조업체들로 대부분 이루어져 있어 노동정책 급변의 여파로 인력난과 인건비 부담 증가 현상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타격은 입주기업들의 가동률 감소 결과로도 나타난다.

실제 지난해 말 지역 일반산업단지의 입주업체 351곳 가운데 가동업체는 339곳에 그치면서 12곳의 제조업체가 휴·폐업 등의 상태를 나타냈다.

이로 인해 지역 일반산업단지의 누계생산 규모는 올해 1분기 9870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1분기 당시의 1조원 규모를 넘어서지 못했다. 일선 현장에서는 이 같은 중소 제조업체들의 위기를 엄살로 치부하기엔 상황이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자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58) 씨는 “지난해부터 일감이 없어지면서 빚만 계속 늘어나 사업을 접고 공장을 임대로 내놓기 위해 설비를 처분하려고 했지만 제조업 자체 불황으로 중고 설비를 사겠다는 수요조차 없다”며 “중고 설비기계 시장에서도 매물이 예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며 매입을 꺼리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중소 제조업체들이 사업을 줄이면서 공장 매각이나 임대 매물도 늘어나는 추세다. 공장부지 일부를 임대하거나 매각을 통한 사업 축소 등의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무역분쟁 등 어려워진 대외환경 속에서 제조업 역량 강화를 위한 이렇다할 정책이 뿌리내리지 못하면서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중소 제조업체들의 위기가 고용시장에도 그대로 전해지면서 일자리 취약계층 상당수가 몰려있는 제조업종의 일자리 자연소멸도 가시화된 상태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저숙련 노동자와 여성, 청소년, 노인 등이 제조업종 경영난에 따른 고용시장 축소로 경제활동 무대가 줄어들면서 취업 대열에서 탈락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제조업이 침몰함으로써 소득이 줄어들 경우 현재의 계층별 양극화 현상을 더욱 심화시켜 지역경제 기반 자체를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출처 : 충청투데이(http://www.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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