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는 “요즘 아이들이 미디어문화에 많이 동화돼 흡연 등을 스스럼없이 한다해도 이건 아니지 않느냐”며 대담해진 청소년들의 세태를 개탄했다.
대전·충남 초·중·고교생들의 건강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교육당국과 지자체 등은 해마다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다양한 학생생활지도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학생들의 음주 등 일탈행태는 되레 늘거나 제자리 수준에 머물며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신학기를 맞아 교육당국과 지자체, 일선 학교, 지역사회 간 연계된 학생 건강권 확보망과 사회적인 치유노력이 시급하다.▶관련기사 3면
충청투데이가 2005~2007년 실시한 질병관리본부의 전국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대전·충남 학생들의 사회적 일탈성과 정서적 불안상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 흡연과 음주는 갈수록 저연령화를 보이고 있고, 스트레스에 따른 자살, 외모지상주의에 정서적 편견을 갖는 등 극단적 사고가 상당히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충남 중고교생들의 흡연율은 지난 2005년 11.7%와 12.7%에서 2006년 12.1%, 16.7% 2007년 12.6%, 16.4%로 매년 증가세다. 충남은 지난 2007년 약간 줄었으나 전체 평균 흡연율과 남학생 흡연인구(21.4%) 모두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또 대전 중·고교 남학생들의 흡연율(17.0%)도 전국 7개 특별시·광역시 중 광주(19.0%)에 이어 두 번째다. 하루 한 개비 이상 매일 흡연을 하기 시작하는 평균연령도 충남의 경우 최근 들어 뒤로 늦춰졌으나 대전의 경우 지난 2005년 13.6세, 2006년 14.7세로 떨어졌다가 지난 2007년에는 14.2세로 다시 연령대가 빨라지고 있다.
한달에 한 번 이상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있는 학생비율은 지난 2005년 대전 26.7%, 충남 30.2%에서 2006년 26.6%, 33.6%, 2007년 26.7%, 31.1%을 기록하는등 10명 중 3명꼴로 조사됐다. 또 학생들 절반 가까이가 성적과 부모와 갈등, 외모 등으로 심각한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 정서적 장애에 시달리며 정신건강이 위태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학생들이 정상체중임에도 비만 등 자신의 신체 이미지를 왜곡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뇨제, 구토, 단식 등 극단적 체중감소를 시도하는 학생들도 10명 중 두 명 꼴이다. 이 같은 정서불안은 음주와 흡연 등 무분별한 기성세대 모방심리로 이어지고 폭력시비나 가정불화, 음주운전, 10대 성(性)관계, 임신, 약물 오·남용, 자살 등 사회적 문제로 비화된다는 분석이다.
한남대 오창순 교수는 “외부의 도움을 얻기보다 내부에서 조용히 처리하려는 학교의 폐쇄성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연계한 사회안전망 구축은 물론 학교에도 사회복지의 개념을 도입해 학생 인성지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의 2007년도 표본조사에서는 중학교의 경우 대전 20개교(1865명), 충남 23개교(2431명), 고교의 경우 대전 20개교(1742명), 충남 23개교(2250명)가 참여했으며, 자퇴나 퇴학생들을 제외한 현재 재학생들에 대해서만 조사가 이뤄졌다. 전국적으로는 400개 중학교 5만 7790명, 400개 고교 5만 4174명 등이다.
서이석 기자 abc@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