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내년도 최저임금이 2%대 인상으로 최종 결정됐지만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경영계가 주장해 온 동결안 및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적용은 물론 노동계의 최저임금 1만원 실현 모두 무산됨에 따라 지역에서는 내년도 최저임금 적용에 따른 진통과 파장이 예고된 상황이다.
14일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따르면 최저임금위는 지난 12일 제13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최저임금을 8590원으로 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인 8350원 대비 2.87% 오른 금액으로 월 단위인 209시간(주 40시간기준ㆍ유급주휴 포함)으로 환산하면 179만 5310원 수준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사용자 측이 제시한 8590원안과 노동자 측이 제시한 8880원안을 놓고 표결에 부쳤다. 재적인원 27명 전원이 표결에 참여해 사용자안 15표, 근로자안 11표, 기권 1표로 사용자 안이 최종 채택됐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을 놓고 정부의 최저임금 속도조절이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우선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16.4%, 10.9% 등 두 자리 수 인상률을 기록했던 것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인상률은 2010년의 인상률이었던 2.75%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다만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이 같은 결과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우선 경영계 측은 금융위기와 필적할 정도로 어려운 현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동결을 이루지 못한 것은 아쉬운 결과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기업의 지불능력을 감안한 업종별·규모별 구분적용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논의함은 물론 최저임금 차등화와 최저임금 고시 월환산액 삭제 등을 무산시킨 최저임금위 방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도 이번 인상 결과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번 심의에서 노동자 측은 최초 요구안이었던 1만원에서 9670원으로 수정안을 제시하는 등 거듭된 수정안을 내놓았지만 전혀 수용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저소득임금노동자 등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하나의 정책으로써의 최저임금법 취지 자체를 역행한 이번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집단반발 움직임을 보이는 상태다.
이에 따라 대전 등 충청권에서도 내년도 최저임금 시행에 따른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실제 고용노동부의 '최근 3년간 최저임금 위반 현황 및 조치 결과' 자료를 보면 대전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최저임금 위반에 따른 사법처리 건수는 전년 대비 113.6% 증가했으며, 신고 접수건도 같은 기간 6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인상률이 내년부터 실제 사업장에서 적용될 경우 그동안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피로 누적으로 인해 사용자와 노동자의 충돌이 더욱 거세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사용자와 노동자 모두 만족할 수 없는 수준으로 도출됨으로써 이해관계 충돌이 더욱 심화, 최저임금에 따른 고용시장 축소 등의 결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기업의 지불능력을 감안한 업종별·규모별 구분적용 등 실제 노동현장의 목소리가 조속히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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