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부진·출하 감소…日 규제 등 대외불안까지
투자 둔화로 연결…"장기적 성장 전략 시급하다"
[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요인이 갈수록 커지면서 충청지역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다.
지역 제조업 생산활동이 후퇴를 거듭함은 물론 이에 따른 향후 설비투자 확대 계획마저 엄두를 내지 못하면서 지역 경제지표는 일제히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9일 충청지방통계청의 2019년 5월 중 충청지역 산업활동 동향 자료에 따르면 5월 대전과 충남, 충북지역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각각 0.2%, 1.8%, 4.2%씩 감소했다.
이 같은 생산 부진은 생산자 제품 출하 감소 등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5월 대전지역 생산자 제품 출하는 전월대비 0.1%로 미미한 증가에 머물렀으며, 충남지역 출하량은 전월 대비 3.9%까지 급감했다.
반면 팔리지 못해 창고에 쌓여 있는 물건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생산자 제품재고는 대전과 충남, 충북 모두 지난해보다 5.5%, 9.4%, 36.4%씩 각각 증가하며 극심한 내수부진의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의 대외적 불안징후까지 더해지면서 충청권 제조업이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지역 제조업계는 실적 감소에 따른 평균가동률 하락을 겪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일본의 수출일본 규제도 최악의 상황을 예고하는 뇌관으로 작용한다.
일본이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공식화하면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충청권 주요 수출품목 생산 중단 등으로 제조업이 받게 될 영향은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불안요소들이 확대되면서 지역 내 제조업체들은 일제히 향후 투자계획의 문을 닫고 있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충청권 주요 제조업체 50개를 대상으로 올해 제조업 설비투자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년보다 설비투자를 유지 또는 축소하겠다는 제조업체는 모두 4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 여건에 대한 평가에서도 해외 경기 불확실성과 국내 경기 불확실성 요소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라고 답한 업체는 각각 49.0%와 46.9%의 비율을 차지했다. 또 내수 상황 및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업체가 36.7%에 달하는 등 설비투자 여건이 또다시 발목 잡히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상황은 투자 둔화 추세의 지속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충청권 제조업의 설비투자가 절벽에 내몰리자 일각에서는 제조업 악화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재연될 것이란 부정적 전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실질적인 설비투자가 활성화될 경우 수출 확대나 신규 사업 진출 등 내수경기 진작을 위한 요인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로써는 설비투자의 보합세로 인해 전무한 상황이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내수경기 회복이 전무하다 싶을 정도로 더딘데다 인건비 상승으로 경상이익 감소라는 치명타가 지속되면서 실적 개선을 기대해야 할 제조업이 버티기 조차 버거운 상황”이라며 “향후 불안정성은 더욱 커질 위험이 높은 만큼 충청권 기업만의 주력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신산업 발굴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성장 전략이 시급한다”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http://www.c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11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