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정부가 행정중심복합도시로서의 세종시 기능 강화를 위해 '세종 소재 부처 장·차관 서울집무실 연말까지 완전 폐쇄' 방침을 밝혔지만, 정작 집권여당은 당정 협의를 이유로 ‘장·차관 서울 소집’이 더 잦아지면서 정부 정책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2월 행정안전부 이전, 다음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전 등으로 정부부처의 세종시 추가 이전에는 속도가 붙고 있다.
다만 최근 근무실태를 보면 세종 소재 부처 장차관들이 회의 참석과 국회 대응 등을 이유로 세종보다는 서울 근무가 많아지고, 덩달아 실무자들의 서울 출장도 빈번하게 이뤄지는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한 조치로 국무조정실은 연말까지 세종 소재 부처 장차관들의 서울 집무실 폐쇄와 정부서울청사 공간에 영상회의실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영상회의를 통해 세종에서 보다 더 많이 근무하고 직원들도 세종에서 보고하는 업무시스템을 정착해 나가면서 행정 비효율을 줄이자는 취지다.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서울에서 회의를 하는 경우에도 영상회의를 많이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장차관이 세종을 떠나지 않아도 될 수 있게끔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적극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 정책과 호흡을 같이 해야 하는 여당이 장차관들의 ‘서울 호출 횟수’를 더욱 늘리면서 당정간 엇박자가 노출되고 있다.
올 들어 더불어민주당이 서울로 장차관들을 부른 공식 당정 협의만 3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같은 기간 당정 협의 건수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세종시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부처 장관 릴레이 오찬을 서울에서 가졌다는 점도 도마에 오른다.
이 대표가 실질적인 행정수도와 세종형 분권모델 완성을 위한 세종시법 개정안 처리를 주도하고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인식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4일부터 25일까지 당정 협의를 명분으로 18명의 부처 장관과 오찬을 진행했다.
세종에 부처가 있는 장관들까지 일일이 서울로 불러내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세종 현안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세종으로 이동해 현장을 둘러보고 관계자로부터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세종에서 장관들과 함께 오찬을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서울 오찬에서 세종 현안을 얘기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공론’으로 비춰질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국회의원을 해온 이 대표가 관성에 얽매인 인식에 갇혀 있는 느낌”이라고 짚었다.
민주당은 지난 3일 서울 국회로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과 고위 관계자들을 불러 경제정책방향 관련 고위당정협의회를 가졌다.
세종 부처에 근무하는 한 고위공무원은 “민주당의 서울 호출이 부쩍 늘어 현안 보고와 업무 제한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정치권의 공약대로 세종시에 국회가 조속하게 설치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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