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대전 대덕구가 방송인 김제동의 고액 강연료로 논란이 됐던 청소년 아카데미를 전격 취소했다.
이번 논란이 중앙 정치권으로 확대된 데다 진보 측과 보수 측 간 대립 양상으로까지 번지면서 부담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구는 6일 긴급회의를 열어 ‘대덕구와 김제동이 함께하는 청소년 아카데미’를 취소키로 최종 결정했다.
구는 당초 김제동을 강사로 초청해 오는 15일 한남대 성지관에서 청소년 아카데미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청소년 프로그램 90분 강연에 155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강연료와 정치적 성향이 뚜렷한 연예인을 기초자치단체가 강사로 초청하는 문제를 두고 보수 측 야당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여기에 김제동 팬들까지 가세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대덕구의회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대덕구는 재정자립도가 16%로 열악해 자체수입으로는 구청 공무원 월급도 겨우 주는 실정”이라며 이번 논란의 불을 댕겼고, 이 논란은 곧바로 중앙 정치권으로 확산됐다.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씨는 쌍용차 사태, 세월호 참사 당시 관련 현장에 나와 청년들에게 불평등에 무관심하지 말고 저항하라고 호소해왔다. 그랬던 그가 고액 강사료를 받는다니 배신감을 느낄 청년들이 많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휴머니즘인 척, 정의로운 척, 남 돕는 척, ‘척 박사’ 김제동 씨는 ‘88만원 세대’에 대해 핏대를 세워놓고, 뒤에서는 국민 세금 뜯어 먹기를 하고 있다”면서 “위선의 극치다. 블랙리스트 피해자라고 자처했지만, 어느새 최대 수혜자가 됐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반면 진보 측에선 공개적인 발언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정당하게 강의하고 강의료를 받는데 무엇이 문제가 되느냐”는 반응을 내놓으면서 의견이 대립됐다.
구 관계자는 “김제동 씨 측과 논의한 결과, 현재 상황에서 당초 취지대로 원활하게 진행하기 어렵다는 데 공감해 행사를 취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이어 “김제동 씨가 ‘항상 청소년을 지원하려 노력해 왔는데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행사를 취소하게 돼 청소년들에게 미안하다. 행사 취소와는 별개로 대덕구 청소년을 위한 후원은 구와 논의해 진행하겠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