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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가 대전 사이언스콤플렉스 고용 인원의 절반을 지역에 배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로 인해 창출되는 일자리가 단순노동직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신세계는 대형 호텔, 백화점, 복합쇼핑문화센터 등이 포함된 대전 사이언스콤플렉스 건설을 추진 중으로, 2021년 5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 5월 착공했다.

시는 신세계와 사이언스콤플렉스 실시협약을 체결하면서 지역 상생발전의 일환으로 지역 인재 채용에 대한 사항을 포함했다. 사이언스콤플렉스 오픈 시 신규 채용 정규직의 50% 이상을 지역민으로 우선 채용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또 협력사 직원 신규채용 시 지역민이 최대한 채용될 수 있도록 채용박람회를 개최하고, 지방대 졸업생의 취업난 해소를 위해 지역 대학의 50%를 대상으로 산학 커플링 사업을 추진하는 내용도 담겼다.

신세계가 사이언스콤플렉스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4000~6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대략 2000~3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지역 인재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이언스콤플렉스로 인해 창출되는 지역 일자리에 대한 '품질'을 지적하고 있다.

지역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텔이나 백화점, 쇼핑센터 경영은 물론 현장 운영을 하기 위해선 그 업종의 수년간 근무해 온 이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결국 신세계가 사이언스콤플렉스를 오픈하면 실질적인 운영 인력은 본사 직원이나 수도권의 업계 인력 또는 경력직들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지역에 돌아가는 일자리는 건물 관리나 청소, 주차, 단순 판매직 등 단순노동직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지역 유통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대전에 매장을 차린 대형 유통업체의 구조를 보면 향후 사이언스콤플렉스의 인력 배치 구도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라며 "사이언스콤플레스로 인한 수치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나타나겠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지역민을 위한 것인지는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시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대전 산업구조는 서비스산업으로 편중된 비정상적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전체 일자리 중 양질의 일자리 비중이 적은 것도 사실"이라며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는 청년이 늘면서 지역 청년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대전시의 통계 자료도 이를 반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자리미스매치와 같이 일자리가 있다고 해도 구직자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다면 헛일"이라며 "최근 최대의 화두인 일자리 창출 역시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일자리를 만드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경제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신세계가 지역 일자리 창출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지역민을 위한 직업 훈련 계획이나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제시해야 하지만 기업 생리상 그것은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며 "대전시가 나서야 되지만, 그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자리의 질이 낮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단정할 수만도 없다"면서 "일자리 품질에 대한 문제는 앞으로 신세계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지역 인재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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