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전 동구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미분양세대를 둘러싼 '사기분양'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입주가 한창인 동구의 신축아파트 모습.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대전 동구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미분양세대를 둘러싼 '사기분양'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측에 따르면 소위 '로얄층'을 빼주겠다는 분양대행업체의 말을 믿고 수천만원의 계약금을 냈지만, 아파트 시공사 측에선 "실제 계약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시공사와)무관한 일"이라며 입주 허가를 하지 않고 있다. 이와 유사한 피해자만 3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기분양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 씨는 지난 9월 아는 부동산의 소개로 이 아파트 단지의 상가 분양대행업체 직원 B씨를 만났다. A 씨의 주장에 따르면 B 씨는 자신에게 "(로얄층이지만)시공사가 풀지 않은 물량이 있다"라며 "시공사 직원과 상의해 A 씨에게만 공급하겠다"고 했다.
A 씨는 B 씨가 시공사에서 파견 나와 있는 직원 C씨와 의논하는 모습과 다른 사람을 아파트에 입주시키는 것을 보고, 더욱 B 씨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 이후 A 씨는 "지난 9월 좋은 층을 계약하기 위해선 선입금이 필요하다는 B 씨는 말에게 분양대행업체 은행계좌로 500만 원을 입금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이어 지난달 2일에는 8일 계약서를 쓸 테니 시공사 통장으로 입주하기로 한 동과 호수를 적어 2000만 원을 입금하라'는 B 씨의 말에 그대로 따랐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 과정에서 B 씨가 알려준 아파트 출입문 비밀번호를 이용해 청소와 커튼을 맞추는 등 입주 준비를 했다.
8일 만난 A 씨와 B 씨는 동과 호수를 지정하지 않은 일명 '공계약서'에 이름만 적고 인감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을 첨부한 뒤 나왔다.
계약을 마쳤다고 생각한 A 씨는 다음날인 9일에 아파트로 이사까지 했지만, 시공사 측이 계약하지 않은 아파트에 무단 침입했다며 A 씨의 짐을 모두 빼버렸다.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나 앉은 셈이다.
현재 A 씨와 같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일부는 경찰서에 각각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이에 대해 분양대행업체 직원 B씨는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최상층의 경우 협의가 잘 안 되어 진척이 늦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해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 직원 C 씨는 "B 씨는 A 씨를 데려와 팔지 않는 고층의 동과 호수를 계약하길 원했다"며 "나중에는 동과 호수에 상관없이 계약금을 지급하고 계약서에 이름만 쓰고 가게 해달라고 요구해 그렇게 해줬다"고 말했다.
C씨는 이어 "(사건이 불거진 후)A 씨가 전화가 와서 반드시 이사를 해야 될 것 같으면 미분양된 저층의 동과 호수가 있으니, 거기로 입주를 하라고 권유했다"고 덧붙였다.
시공사 측은 "문제가 되고 있는 아파트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계약서를 쓰거나 한 적이 없다. 본사와 무관한 일이다"라고 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