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대전오월드에서 사육하던 퓨마가 방사장을 탈출해 지난 18일 끝내 사살되면서, 운영기관 관리부실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사살 하루 뒤인 19일까지 오월드는 퓨마가 방사장을 언제 탈출한 것인지 정확한 시간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오월드 등에 따르면 퓨마의 탈출 사실을 인지한 것은 담당사육사가 오후 5시경 전시동물 교체를 위해 방사장을 방문했을 때다.
퓨마가 사육장 밖으로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정확한 사실확인을 진행 중이나, 18일 오전 청소하러 들어갔던 사육사가 문단속을 제대로 안한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사육사가 청소한 시각은 오전 8시 30분에서 9시 사이이며, 119 신고가 접수된 오후 5시 15분경까지 최대 반나절 가량 퓨마의 정확한 행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중형육식동물사에는 모두 7대의 CCTV가 설치돼 있지만, 정작 퓨마가 탈출한 입구 쪽을 찍는 CCTV는 없었던 탓이다.
사고 당일 오월드 내방객수는 2000여명으로, 탈출 신고 전후로는 20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만약 퓨마가 방사장 뒤 뒷산으로 올라오지 않고 관람객들이 있는 아래로 내려왔다면, 정면에서 마주할뻔한 위험성도 컸다.
다른 지역 한 동물원 관계자는 “CCTV는 단순히 안전을 위한 게 아니라 건강관리를 위해서라도 큰 사각지대 없이 상시적으로 틀어져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설과 인력도 부실한 민낯을 드러냈다. 방사장과 외부는 철문 하나를 사이로 두고 있었으며, 자동잠금장치나 직원들이 이를 환기할 ‘잠금확인’ 등의 안내판 등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퓨마는 오월드 안에서만 움직이다 출동한 엽사에 의해 사살됐지만, 위치상 바로 뒷산을 넘어 주민들이 밀집된 문화동 지역 등으로까지 이동할 수 있던 상황이었다.
또 매뉴얼에는 단순히 상시순찰이라고만 돼 있고, 2인 1조 순찰도 유연성 확보를 이유로 ‘반드시’가 아닌 ‘필요시’로 전제해 놓아 점검에 허점을 노출해왔다. 일각에서 퓨마가 탈출한 것이 아니라 동물원의 관리부실로 인해 잃어버리고,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게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오월드 측은 “이번 사고로 시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발생 원인을 밝혀 책임 경중에 따라 엄중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