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수질관리에 비상걸려

1면-대청호 쓰레기.jpg
▲ 지난 26일부터 중부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대전과 충청도민의 식수원인 대청호에 1만 5000㎥의 쓰레기가 떠밀려 들어왔다. 지난 28일 충북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 수역이 각종 쓰레기로 뒤덮여 있다. 연합뉴스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가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최악의 폭염속에 녹조가 번져 시름하던 식수원에 호우로 다량의 쓰레기가 유입되면서 당국의 수질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9일 한국수자원공사 대청지사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대청호 수계에 200㎜ 안팎의 폭우가 내리면서 각종 쓰레기가 누런 흙탕물을 타고 흘러들고 있다.

옥천군 군북면 석호·이평리 앞 호수에는 이틀 전부터 밀려든 쓰레기가 광활한 수면을 가득 뒤덮어 멀리서 보면 거대한 쓰레기장을 방불케 한다.

쓰레기 종류는 부러진 나무와 갈대류, 빈 병, 음료 캔, 스티로폼, 비닐류 등 다양하다. 폐타이어와 TV·냉장고 같은 가전제품도 군데군데 눈에 띈다.

주민 방한석(68) 씨는 “강과 하천 주변에 불법 투기됐던 생활폐기물이 빗물에 흘러든 것”이라며 “큰비가 올 때마다 몰래 버려진 시민들의 양심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날까지 대청호에 밀려든 쓰레기가 줄잡아 1만 500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석호수역에 1만 3000㎥, 이평수역에 2000㎥가 몰려있다. 공사 측은 지금도 흙탕물이 계속 유입되는 상황이어서 쓰레기 유입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청호에 호우 쓰레기가 밀려든 것은 2016년 7월 이후 2년 만으로 당시에는 2만 1000㎥가 유입돼 수거해 처리하는 데 7억 3000만원이 들었다.

한국수자원공사 대청지사 장봉호 차장은 “지금은 호수를 가로질러 설치해 놓은 펜스에 쓰레기가 걸려 있는 상태”라며 “썩거나 물 속으로 가라앉기 전에 서둘러 걷어내겠다”고 말했다.

대청호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녹조가 급속히 확산된 상태다. 지난 8일 문의수역에 처음 내려진 조류경보 관심단계는 2주 만에 회남, 추동수역으로 확산됐다.

회남수역 유해 남조류 세포 수는 순식간에 ㎖당 8322개로 치솟아 경보발령 기준을 8배 웃돈다. 

이번 비는 쓰레기와 더불어 녹조를 일으키는 질소와 인 등의 영양염류도 다량 끌고 들어왔다. 비가 그치면 녹조가 더욱 번성할 가능성이 높다.

장 차장은 “빗물이 유입되면서 단기적으로는 녹조가 주춤하겠지만, 다시 날씨가 무더워지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전·청주시 등과 공동으로 수질대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대청호 수위는 73.54m로 폭우가 쏟아지기 전인 지난 25일 69.91m에 비해 3.63m 상승했으며 지금도 초당 400t의 빗물이 흘러들고 있어 수위는 계속 상승하는 중이다. 대청댐은 아직 수문을 열지 않고 초당 50t이던 발전 방류량만 250t으로 늘려 흘려보내고 있다. 

옥천=박병훈 기자 pbh0508@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