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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에서 2년째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정모(56) 씨는 올해 초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했다. 불경기 속 월세조차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워진 인근 식당 두 곳이 지난해 말 차례로 문을 닫으며 망연자실한 모습을 본 정 씨 역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자 꾸준히 부금을 넣고 있다. 그는 “주변에서도 불경기 고통을 호소하며 공제를 이용하겠다는 소상공인이 늘고 있다”며 “공제 가입으로 한시름 덜 수 있어 다행이지만 한편으론 얼마나 경기가 어려우면 이렇게 자영업자 스스로가 생존을 고민해야 하나 싶어 씁쓸하다”고 말했다.
지역 소기업·소상공인들이 불투명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공적 공제제도에 손을 내밀고 있다. 과열경쟁과 인건비 인상 등으로 매출 부진을 겪으며 창·폐업의 악순환이 이어지자 소기업·소상공인들 스스로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25일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대전지역의 노란우산공제 누적 가입자수는 각각 3만 1886명으로 지역 내 전체 소기업·소상공인(2014년 통계청 기준)의 32.3%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급증한 수치다. 대전지역 2016년 6월 말 기준 노란우산공제 누적 가입자수는 2만 407명으로 1년 새 1만 1500명 가까이 증가함과 동시에 점유율은 11.6%p까지 올랐다.
세종과 충남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6월말 기준 세종지역 가입자수는 2958명(36.8%)로 전년 동기 1601명(19.9%) 대비 점유율은 16.9%p 증가했다. 충남도 같은 기간 가입자가 1만 2500여명 늘어나며 점유율은 9.1%p 늘었다. 특히 세종과 충남의 경우 올해 6월 말 기준 각각 49.7%와 26.1%의 가입자 점유율을 보이며 큰 폭의 증가세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노란우산공제는 폐업 등의 생계위험으로부터 소기업·소상공인의 사업 재기를 돕기 위해 마련된 사회안전망 형태의 공적 공제제도다. 전문가들은 소기업·소상공인의 이 같은 공제 가입의 폭발적인 증가세는 곧 자영업 경기불황의 지표로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실제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의 창폐업률통계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대전지역 폐업률은 2.5%로 상반기 폐업률인 0.6%보다 1.9%p 올랐다. 세종과 충남 역시 같은 기간 1.2%p 상승한 1.7%·1.8%의 폐업률을 각각 기록하면서 전국 평균 폐업률을 웃돌았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사업재기 및 생활안정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제도 가입이 증가하는 상황을 제도의 안정성 때문으로 보기 보다는 이들의 경제활동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점에 더 주목해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이들에게 단순한 안전장치를 쥐어주는 대신 자유시장경제가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소기업·소상공인 생존율 제고 대책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