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강호축 소외 우려 목소리…道, “급한불 꺼야” 긴급대책회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으로 얼음장 같던 남북관계가 급격히 해빙되기 시작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신 경제 구상을 USB에 담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반도 신 경제 지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방안대로라면 충북은 주요 개발축에서 소외될 위기에 처했다. 충청투데이는 2회에 걸쳐 이를 집중 조명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
<글 싣는 순서>
<上> 발등에 불떨어진 충북도
<下> ‘강호축’ 균형발전 논리 만들어야
충북도의 ‘강호축’ 개발 논리가 한반도 해빙 무드에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강호축은 기존 경부축 위주 개발에서 소외된 충북을 중심으로 강원, 충청, 호남을 잇는 개발축을 일컫는다.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내놓았다.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도로를 연결, 현대화해 활용한다는 내용이다. 동쪽은 부산~금강산~원산~청진~나선~러시아를 연결해 에너지·자원벨트를 만들고 서쪽은 목포~수도권~평양~신의주~중국을 연결해 산업·물류·교통 벨트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동서로는 비무장지대에 환경·관광벨트를 구축한다. 한반도 전체를 놓고 보면 알파벳 ‘H’자 모양의 개발 청사진이다.
충북은 강호축 개발의 큰 줄기로 여기는 철도로 동해 북부선을 주목해왔다. 이 노선은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통한다.
현재 강릉~제진(고성) 구간이 비어있다. 오송~원주 철도고속화 후 강릉과의 접점을 찾아 X축 교통망을 완성시키려는 게 도의 현재 목표다.
하지만 앞으로 국토 개발의 중심이 동해축과 서해축으로 쏠린다면 충북의 강호축 계획이 어그러질 수 있다. 정부의 구상이 본격 실행되면 전라, 경기, 부산, 경남, 경북, 강원 등이 H축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도 단위에서는 충북만 개발 수혜를 누리지 못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온다. 3대 분야 22개 세부 남북교류사업을 추진키로 발표한 충북도가 정작 최대 현안인 강호축을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신용한 바른미래당 충북지사 후보도 1일 “새로운 통일시대 경제개발에 충북은 없다”며 충북패싱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신 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시종 지사가 추진하는 강호축이 5차 국토개발계획에 반영되지 않을 여지가 매우 높다. 강호축 우선 주장은 국민 공감대를 이끌어내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도는 현 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정책 기조에 한 줄기 희망을 걸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국제 정세까지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도 동시에 취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구상 중”이라고 말을 아끼며 “균형발전이라는 대전제 아래 강호축 의제를 더욱 부각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는 2일 강호축 개발 논리 확보를 위한 긴급 대책 회의를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