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신도심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공동주택 분양가격이 첫마을(한솔동) 첫 공급 이후 7년만에 33.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용면적 84㎡(옛 34평형) 기준 8700만 원 수준 급등한 가격이다. 세종시는 최근 3.3㎡ 당 1000만 원이 넘는 고분양가가 이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가중된 게 사실.
특히 부동산 핫플레이스라는 이유만으로 건설사들이 높은 분양가격을 책정해도 ‘100% 청약 완판’이라는 실적을 거두기 쉬운 구조다. 이를 악용(?)한 건설사들의 배짱 분양과 분양가심의위원회를 담당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느슨한 규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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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행복청의 ‘행복도시 연도별 기준층 분양가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년도 전용면적 84㎡ 기준 공동주택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1023만 원으로 세종시 첫 공동주택이 공급된 2011년 분양가격인 766만 원에 비해 33.5% 증가했다.
지난 7년간 연도별 분양가격 추이를 보면 2011년 766만 원, 2012년 793만 원, 2013년 768만 원, 2014년 858만 원, 2015년 881만 원, 2016년 901만 원, 2017년 998만 원, 2018년 1023만 원 등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가장 높은 84㎡로 환산할 경우 2011년 아파트 가격이 2억 6044만 원(발코니 확장비 제외)에서 2018년 3억 4782만 원으로 7년 사이에 총 8738만 원의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최근 분양을 마친 공동주택의 분양가격은 84㎡ 기준 3억 중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세종시 최대 중심상업지역으로 주목받는 2-4생활권의 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 84B 타입의 총 분양가격(발코니확장비포함)은 3억 7583만 원이며, 특화설계로 인기몰이를 한 6-4생활권 마스터힐스 84A 타입의 분양가격 3억 5591만 원이다.
이 같은 분양가격은 인근 지자체인 대전과 청주와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는 금액이다. 다만 동일 지역 내에서 단기간에 30% 이상의 분양가격이 급등한 것은 고분양가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시각이다.
세종시는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특수 지역이다. 하지만 이처럼 높은 분양가격은 서민들에겐 내집 마련의 꿈을 가로막는 높은 장벽으로 인식됨과 동시에, 자금력이 튼튼한 투기세력을 이끄는 구조로 이어지는 게 문제다.
세종의 한 시민은 “세종시는 향후 프리미엄이 급등 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묻지마 청약에 나서지만, 결국 하우스푸어를 양산하는 꼴”이라며 “앞으로 예정된 수많은 공동주택의 분양가격이 고공행진을 펼칠 것으로 예상돼 부담감이 크다”고 밝혔다.
행복청 관계자는 고분양가 논란에 대해 “국토부의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의 규칙에 의거해 분양가를 심의한다. 기본형 건축비가 오르고 있고 토지비용 등이 올라 이를 반영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건설사들의 제시한 분양가격을 최대한 낮게 조정해 분양가심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