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전지역 아파트게시판에 붙은 '비닐류 재활용 협조문' 실제 주민들은 협조문을 보지않고 지나치기 일쑤다.2.대전 모 아파트 구멍을 뚫고 버러져야 할 부탄가스가 플라스틱분류함에서 발견됐다.3.대전 모 아파트에서 분리배출이 안된 모습. 벗기지 않은 랩과 비닐, 세척하지 않은 소스들이 분류함을 망치고 있다. 사진=윤지수 기자
한 주민이 검정색으로 코팅된 일회용 돈가스 포장 용기를 스티로폼에 버리려하자 아파트경비원은 다급하게 "그거 거기 다 버리는거 아니에요, 플라스틱에 버려주세요"라고 말한다. 어리둥절한 주민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플라스틱함에 버린다.
재활용 쓰레기 대란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각 가정에선 분리수거 배출이 잘 이뤄지고 있을까?
6일 오전 9시경 대전의 한 아파트 분리수거현장을 찾았다. 전날 분리수거날이라서 아파트는 동마다 쓰레기가 한 무더기씩 쌓여 있었다.
박스·책 등의 종이류는 여기저기 널브러진 채 쌓여 있었고 투명한 비닐묶음 안에는 검정봉투와 과자봉지 등이 들어 있었다. 전반적인 분리수거 자체는 잘 이뤄진 편이지만 간혹 분리수거함에선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도 볼 수 있었다. 플라스틱수거함에선 나무도마, 구멍을 뚫지 않은 부탄가스, 스티로폼용기에 쌓인 은박지 등 플라스틱 재질이 아닌 것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심지어 씻지 않은 탕수육 소스가 묻은 채 여기저기 분리수거함을 더럽히고 있었다.
스티로폼·플라스틱 포장재 등은 내용물을 비우고 테이프 상표를 제거한 후 깨끗한 상태로 배출하는게 정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티로폼함에선 하얀 포장재들 사이 양념이 묻는 용기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대부분이 컵라면 용기들이었다.
이에 대해 아파트경비원은 "주민들 대부분이 스티로폼함에 컵라면용기를 버리니까 우리들이 일일이 수거해서 따로 모아 봉투에 버린다"며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선 안내방송을 하고 게시판엔 협조공고문을 올려놨지만 막상보면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민들은 지나다니면서 게시판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상황은 또 다른 아파트도 마찬가지였다. 4년 넘게 아파트 경비일을 하고 있는 서모 씨는 "지키는 사람은 지키지만 안지키는 가구는 여전히 안지킨다"며 "경비원들이 안보는 사이에 쓰레기를 그냥 두고 가는 경우도 있고, 어떤 때는 종이류에서 기저귀가 나왔다"고 말했다. 경비원들은 한 목소리로 "우리는 순찰·경비 업무도 있어 분리수거에만 집중할 수 없다"며 "주민들이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분리수거가 이뤄졌음 좋겠다"고 당부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