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구성물질 측정 기술, 기존 위성영상 관측치 오차
▲ 사진 = 충청투데이 DB
한반도 미세먼지 주범이 중국이란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20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에 따르면 중국의 대기오염 물질이 기류를 타고 한반도에 초미세먼지로 유입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KRISS 정진상 가스분석표준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중국 춘절 기간 한반도 초미세먼지의 화학적 조성을 분석해 불꽃놀이 폭죽과의 상관관계를 최초 규명했다. 초미세먼지는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작은 입자로, 주로 화석연료나 바이오매스를 태울 때 발생한다. 미세먼지의 4분의 1 크기이며, 코나 기관지에서 잘 걸러지지 않고 몸에 쌓이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꼽힌다. 국내 초미세먼지 발생의 경우 그 연관성을 놓고 중국을 거론한다. 하지만 단순히 초미세먼지의 화학적 조성만 봐선 중국이 발생지인지 입증하긴 어려웠다.
그동안 위성 영상으로 어느 정도 예측을 했지만, 대기 흐름을 거시적으로 제공할 뿐 대기 질 모델링은 실제 관측치와 비교할 때 오차가 있다.
KRISS 연구진은 초미세먼지 구성 물질인 칼륨과 레보글루코산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칼륨은 폭죽과 바이오매스(화학적 에너지로 사용 가능한 생물체)가 연소하는 과정에서 모두 배출되지만, 레보글루코산은 바이오매스 연소에서만 배출된다.
연구진은 바이오매스 연소의 경우 칼륨과 레보글루코산 농도가 같이 올라가는 점을 확인했다. 칼륨 농도만 급격히 올라가고 레보글루코산 농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농작물보다 대규모 폭죽과 더 관련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1월 중국 춘절이 시작하면서 한반도 초미세먼지는 '나쁨' 수준을 보였다.
연구결과 이 기간 국내 대기 중 칼륨 농도는 평소보다 7배 이상 높아졌지만, 레보글루코산 농도변화는 없었다. 반면 국내에선 같은 시기인 설날 불꽃놀이를 하지 않고 중국은 대규모 불꽃놀이를 한다는 점을 볼 때 폭죽에서 배출된 중국발 초미세먼지가 한반도에 영향을 줬다는 방증이다.
정진상 연구원은 "중국에서 배출한 초미세먼지가 장거리 이동해 한반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