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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이 외식업계 가격 상승을 부추기면서 서민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큰 폭으로 오른 최저임금이 인건비를 비롯해 재료비와 배달대행료 인상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서민들이 즐겨하는 음식들의 가격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전망 때문이다. 

16일 대전지역 외식업계 등에 따르면 새해벽두부터 찾아온 최저임금 인상은 배달대행료 인상을 시작으로 치킨, 피자 등 야식업계 가격상승은 물론 일반 외식업계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선 전반적인 가격 상승의 시작은 배달대행 업체에서 촉발되고 있다. 인건비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역 배달대행 업체들은 배달료를 10~12%가량 올렸다. 한 건 당 적게는 200원 가량 많게는 500원 넘게 오른 것이다. 배달대행업계 역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와 각종 관리비 등 지출이 증가하면서 배달료를 올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 같은 부담을 외식업계가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는 것. 배달이 선행돼야 하는 치킨, 피자 등 대표적인 야식 업계는 인건비에서 큰 부담을 느끼면서 주인이 직접 배달하거나 손해를 감수하고 배달대행 업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상황을 인지한 프랜차이즈 업계는 가격 상승을 조심스럽게 검토했지만 정부의 불가방침으로 가맹점주들의 원성만 듣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에서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제반조건들이 다 상승하는데 치킨 값만 유지하라는 정부의 눈치주기는 일반 자영업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꼴”이라며 “현재 서서히 원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정부가 어떻게 감당할 지 지켜볼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같은 야식 업계의 상황은 일반 외식업계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을 낳고 있다. 실제 대전지역 대학가에서 돈까스를 판매하는 A 식당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고 토로하면서 내달부터 가격 상승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A 식당 사장은 “단순히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 내다봤지만 실제론 임금 인상의 연쇄작용으로 예상외 지출이 커졌다”며 “근로자 급여만해도 월 200만원 이상 증가해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고 주변 업계도 가격을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들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피해는 소비자들의 몫. 최저 임금인상이라는 여파가 음식들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면서 지갑은 더욱 얇야질 우려를 낳고 있다. 대전 서구에 사는 김모(40) 주부는 “배달대행을 통해 음식 주문을 하는데 최근 배달대행 가격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반 배달 음식값도 오르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된다”며 “최저 임금인상이 일반 서민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주기는 커녕 일반 서민들의 주머니를 가볍게 만드는 것 아닌지 한숨만 나온다”고 푸념했다.

이국환 기자 gotra10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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