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88만원 세대 취업전쟁 ‘치열’, 
70년생 치이고 받이는 허리층 ‘고단’, 
58년생 환갑 … 퇴직후 노후걱정 ‘막막’


바늘구멍 뚫기보다 어렵다는 취업난 속에 직장을 가졌다는 기쁨도 잠시 2009년 반도체 시장에 불황이 찾아왔다. 경기불황에 A 씨의 회사는 구조조정을 시작했고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했다. A 씨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며칠의 고민 끝에 회사를 나오기로 했다. 회사를 나온 그는 밤낮으로 경찰시험을 준비했고 두 차례 낙방의 고배를 마신 뒤에야 경찰 임용에 성공했다. 그러나 친구 중에는 비정규직으로 있거나 ‘공시 낭인’으로 머물러 있는 경우도 많다.

위로 12살 많은 70년생 개띠들도 고달프고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 이들은 조직의 허리층이어서 허구한 날 윗사람에게 치이고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부하 직원들과 부대끼며 고단하게 생활한다.

집에서도 한참 돈이 들어가는 자녀들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자신을 돌볼 겨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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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70년생인 B(48·여) 씨는 도내의 한 보험회사에 다니는 ‘보험설계사’이자 두 아들을 둔 ‘엄마’이다. 그는 회사에서의 젊은 직원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밤이건 낮이건 휴대전화기를 붙잡고 고객관리에 여념이 없다.

집에 돌아온 그는 회사 일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이지만 내색하지 않고 가족을 위한 저녁상을 차리고 밀려있는 세탁물을 처리한다.

더욱이 대학입시를 앞둔 아들들의 교육비를 감당하려면 잠시도 딴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황금 개띠 해'로 불리는 무술(茂戌)년 둘러본 개띠 두 세대의 자화상이다.

또 하나의 주목받는 그룹은 올해 환갑을 맞아 노동시장에서 밀려나는 58년생 개띠다.

30여 년간의 직장생활을 마친 C(60) 씨는 걱정이 많다. 그는 “퇴직하면 편안한 노후를 맞을 줄 알았는데, 막상 코앞에 닥치니 여생 준비가 급해졌다"며 “직장서 나오기 전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이라도 준비할 걸 그랬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70만 명에 이르는 이들의 은퇴를 맞이할 정책과 시스템 개발이 급하다고 지적한다.

박영 충북도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후준비에 소홀한 은퇴는 곧 삶의 질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이들의 경제활동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치열한 삶 속에서 잊고 지낸 재능과 취미를 추구할 수 있는 사회교육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재석 기자 lu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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