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행정수도에 대해 부정적 견해와 애매한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던 이낙연 국무총리<사진>가 7일 또다시 '행정수도 개헌은 국회 논의에 맡기겠다'는 답변만 내놓으면서 애매모호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시켰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부분이 개헌에 포함돼야 한다'는 자유한국당 박찬우 의원(충남 천안갑)의 질의에 "정부 입장을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며 "국회가 개헌특위를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으니 그 문제를 포함해 정리해달라"고 답했다.
이 총리는 지난 9월에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와 비슷한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 같은 맥락의 연장선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 이 총리는 행정수도 완성과 관련된 이장우 의원(대전 동구)의 질문에 "국회가 논의해 합의해주신다면 따르겠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광화문 대통령'과 '행정수도 완성'의 상관관계를 언급하며 부정적 견해를 덧붙였다.
이 의원이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데 솔직히 말씀하시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이 총리를 계속 추궁하자 그는 "그냥 참고로 말씀드린다"며 "청와대 세종시 이전과 광화문 대통령시대는 맞지 않을 수 있겠다"는 부정적 견해를 내놨다.
이에 앞서 이 총리는 지난 8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는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는 수도 이전에 대해 "다수의 국민이 동의해주지 않을 것 같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또 헌법에 수도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국민 마음 속에 행정기능의 상당 부분이 세종으로 가는 것까지는 용인하지만 수도가 옮겨가는 걸 동의해줄까 의문"이라는 입장을 내비치며 반발을 사기도 했다.
때문에 이날 이 총리의 발언 역시 행정수도 완성에 대해 애매한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충청권을 지역구로 둔 한 중진의원은 "총리는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의지를 갖고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논란이 불거진 지난 8월부터 오늘(7일)까지 답변을 보면 무책임의 연속이며 문 대통령의 공약과도 배치된다"고 일침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