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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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 생활을 표방하는 ‘나체주의 동호회’가 제천의 한 시골 마을에 휴게시설을 운영하자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점잖은 마을에 누드촌이 웬말이냐”며 철거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행법으로는 뾰족한 대책이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
27일 제천시 봉양읍 한 시골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2~3주 전부터 마을을 에워싼 야산 아래쪽에 들어선 2층짜리 건물 주변에서 벌거벗은 성인 남녀가 거리낌 없이 활보하는 모습이 잇따라 포착됐다. 이 건물은 자연주의, 이른바 ‘나체주의’를 표방하는 동호회 회원들이 모여 쉬는 휴양시설이다. 한 눈에 봐도 고급스럽게 꾸며진 이 건물은 마을과는 100~200m가량 떨어져 있지만 주말이면 전국에서 모여든 동호회 회원들이 아무렇지 않게 알몸으로 주변을 누비는 통에 민망하고 낯부끄러워 살 수가 없다는 게 주민들의 불만이다.
2009년 처음 들어섰다가 주민 반대로 운영을 중단했던 이 시설은 최근 인터넷을 통해 회원들을 모집해 다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마을 이장 최모(69) 씨는 “나물을 뜯으러 가거나 묘소를 찾아가려고 야산에 가는 일이 많은데, 산에 오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몸이 보여 눈을 감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민망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60~70대 노인이 대부분인 전형적인 농촌 마을의 정서와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마을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토로했다.
급기야 주민들은 마을 곳곳에 건물 철거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집회 신고까지 했지만 이를 막을 뾰족한 방법은 없는 형편이다. 해당 건물이 개인 사유지이고 별다른 불법 행위도 발견되지 않아 경찰이나 지자체가 개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건물이 개인 사유지인 데다, 마을 거주지에서 떨어져 있어 자발적 의지로 하는 행위를 현행법으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알몸생활 표방 나체주의 동호회
제천 한 마을서 휴양시설 운영
경찰·지자체 현행법상 개입못해